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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수원 삼성 수비수 이기제(30)가 새로운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뜬다.
수원은 전통적으로 왼쪽 공격이 강점이었다. 팀에 있는 레전드 염기훈과 김민우, 그리고 지금은 울산 현대로 이적했지만 홍철도 그중 한 명이었다. 다만 염기훈은 올시즌 주로 교체로 나서고 있다. 11경기 중 10경기가 교체였고, 12라운드 성남FC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캡틴’ 완장을 찬 김민우는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다친 뒤 4경기를 결장했다. 처음엔 타박상인 듯했으나 생각보다 부상 정도가 심해 5월 초가 돼야 돌아올 전망이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수원엔 또 다른 왼발 ‘스페셜리스트’가 건재한다. 바로 이기제다. 지난해 9월 제대 후 수원에 합류한 이기제는 왼쪽 윙백 주전 자리를 곧바로 꿰찼다. 왕성환 활동량은 물론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시즌 종료 후 이어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그는 올시즌에도 12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그만큼 공수에서 대체 불가 자원인 셈이다.
이기제는 12경기에서 2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공격 포인트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던 2018시즌(2골3도움) 기록에 바짝 다가서 있다. 더욱이 이기제는 프리킥과 코너킥도 전담하고 있다. 날카로운 킥으로 상대 수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올시즌 첫 득점은 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나왔다. 2-0으로 앞선 후반 6분, 역습 상황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포항을 무너뜨렸다. 두 번째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성남전에서 후반 37분 감각적인 프리킥으로 골문을 뚫어냈다. 신장 2m가 넘는 상대 공격수 뮬리치가 수비벽으로 서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도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궤적이었다.
이기제는 성남전 후 인터뷰를 통해 “훈련이 끝난 뒤 (염)기훈이 형과의 프리킥 연습을 통해 감각과 방법을 익힌다. 그게 비결이지 않을까 한다”면서 “기훈이 형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나의 왼발은 인정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원이 이기제의 활약에 웃음 짓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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