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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중원을 책임졌던 정재용(왼쪽)과 최영준.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포항 스틸러스가 중원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시즌 초반 부진하던 포항이 2019시즌을 4위로 마칠 수 있었던 건 적절한 중원 보강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항은 올시즌을 앞두고 호주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코너 채프만(25)과 갑작스레 결별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에 포항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시즌이 시작된 후 울산에서 정재용(29)을 데려왔고, 김기동 감독은 신예 이수빈(19)을 중용하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에서 임대 영입한 최영준(28)으로 재미를 봤다. 최영준은 왕성한 활동량과 완벽한 공수 조율로 포항의 핵심 자원으로 거듭났다. 후반기에는 정재용과 최영준이 주전으로 나서고, 이수빈이 백업을 하는 형태로 중원이 꾸려졌다. 세 선수의 활약 덕에 포항은 후반기 8승3무1패를 거뒀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은 따내지 못했으나 최종전에서는 울산 현대를 4-1로 꺾으며 우승 ‘킹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임대 기간이 만료된 최영준은 원소속팀 전북으로 복귀했다. 정재용 역시 태국 리그1 부리람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틀게 됐다. 공식 발표는 아직 나지 않았지만, 정재용은 태국으로 떠났다. 시즌 초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서다 6월에 태국 랏차부리 미트르 폴으로 임대를 떠난 유준수(31)의 복귀는 확실하지 않다. 포항 관계자는 “(정재용의)공백은 아시아쿼터를 포함해서 여러 각도로 많이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그에 따른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최영준의 완전 영입에 대해선 “김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은 최영준과 함께 하기를 원하고 있다. 쉽지는 않아 보인다. 전북과 논의는 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올시즌 4-2-3-1 포메이션을 주로 가동했다. 원클럽맨 김광석이 지키는 수비라인이 든든한 점도 있지만, 포백 앞에 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기여를 간과할 수는 없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최영준과 정재용 등 중원의 중추였던 둘을 한 번에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영준의 경우 내년 시즌 포항에서 뛸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오를만큼 이수빈의 데뷔 시즌 활약은 뛰어났으나 이제 프로 무대 첫 시즌을 보냈을 뿐이다. 홀로 전 경기를 책임지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중원 보강이 포항의 내년 시즌 최우선 해결 과제가 됐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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