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간세_라끼남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나영석 PD의 혜안이 방송계에 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tvN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 - 아이슬란드 간 세끼’(이하 ‘아간세’)에 이어 ‘라끼남’(라면 끓이는 남자)까지. 5분 내외 분량의 파격 편성이 대중의 마음을 또 저격했다.

앞서 지난달 종영한 ‘아간세’는 편성 분량이 5분 밖에 안됐는데도 큰 화제성과 인기 지속성을 낳았다. 광고는 완판됐고 평균 시청률은 3%~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나타냈다. 2~3%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는 드라마와 예능이 즐비한 시류 속 눈에 띄는 성적표였다.

기존 방송 방식을 깬 실험적인 시도는 짧은 편성 뿐만이 아니었다. 20분 안팎의 풀버전은 나 PD의 유튜브 ‘채널 십오야’로 공개됐는데, 본 방송을 TV로 공개하고 비하인드 스토리는 유튜브로 푸는 보통의 경우를 뒤바꾼 접근이었다. 풀버전 또한 유튜브 인기 차트 상위권에 꾸준히 오르며, TV와 유튜브 흥행을 모두 잡은 결과를 냈다. 짧은 콘텐츠로 눈을 돌리는 트렌드와 은지원과 이수근의 발군의 예능감이 더해져 이 같은 결과가 가능했다는 평이다. 나PD의 기상천외한 달나라 공약, 라이브 방송으로 제작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등의 시도도 웃음 포인트가 됐다.

라끼남

‘아간세’ 편성 틀을 이어받은 ‘라끼남’ 기세도 만만치 않다. 6분으로 이뤄진 ‘라끼남’은 강호동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라면을 끓여먹는 모습을 담는다. 고단할 때를 라면 먹방 시간으로 선택하는 만큼, 더욱 현실적인 리액션으로 웃음을 준다. ‘라끼남’ 풀버전 역시 ‘채널 십오야’로 공개되고 있다. 평균 조회수는 100만 뷰에 가깝고 지난 13일 공개된 새로운 풀버전은 조회수 157만 회(17일 기준)를 기록했다. 6일 방송된 첫 회 시청률은 4.36%였다.

나PD는 유독 실험적인 접근으로 ‘강식당’, ‘윤식당’, ‘신서유기’, ‘삼시세끼’ 등 독보적인 프로그램들을 내놓으며 예능 흥행 계보를 잇고 있다. 2015년 미디어 트렌드 변화를 일찌감치 읽고 ‘신서유기’를 웹예능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뛰어난 선구안으로 예능계를 진두지휘하는 만큼, 이번 웹예능 접근 또한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라끼남

한 연예 관계자는 “‘아간세’와 ‘라끼남’ 모두 짧은 콘텐츠를 추구하는 요즘 시류와 맞닿아 있다. 나 PD는 워낙 신선한 소스를 내놓고 기획력도 좋은 만큼 더 알맞게 접근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두 프로그램은 웹 예능의 TV 안착에 있어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무조건 짧게 편성한다고 해서 모두가 흥행할 수 있는 건 아닐 터. 이에 대해서는 “‘아간세’, ‘라끼남’처럼 출연자들이 유기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콘텐츠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또한 출연자가 혼자서도 프로그램을 견인할 수 있는 역량도 가져야 한다. 짧은 편성이라 광고가 붙어야 하는 제작비 문제도 주요한데, ‘아간세’와 ‘라끼남’은 협찬이나 PPL(간접 광고)로 도움을 받은 케이스다. 방송국 입장에서도 손해볼 수 없는 구조가 되어야 짧은 편성이 가능하다”라며 제2의 ‘아간세’, ‘라끼남’이 나오기 위한 조건을 강조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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