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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라바리니호’의 신성장동력이 2019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의 팀컬러는 확실히 달라졌다.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스피드를 앞세워 공격적인 배구를 한다. 특정 선수를 활용하는 패턴 플레이에 의존하지 않는다. 공이 뜨면 모든 공격진이 동시 가담한다. 센터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세터들은 점프 토스가 기본이다. 강력한 서브는 공격의 시작이다. 수비의 출발은 끈질긴 블로킹이다. 기존 국내 배구와는 여러모로 차이가 크다.
VNL은 ‘라바리니식’ 스피드 배구의 시험대다. 이 과정에서 새 얼굴들이 라바리니 감독의 수제자로 속속 떠오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레프트 강소휘(GS칼텍스)다. 2주차 일정을 마친 가운데 62득점을 책임지며 주포로 거듭났다. 선두 김희진(67점·IBK기업은행)의 뒤를 잇는다. 블로킹(4점)으로는 한국의 ‘베스트 블로커’로 이름을 올렸다. 서브에이스(7개)도 팀내 2위다. 디그와 리시브 등 수비 지표에서도 순위표 꼭대기를 차지했다. 강소휘의 활약은 세르비아를 상대로 더 빛났다. 세계랭킹 1위팀을 상대로 1세트 25-15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건 그의 선전 덕분이었다. 이날 블로킹 2개, 서브 2개를 얹어 팀 내 최다인 16득점을 터트렸다. 강점인 빠른 세트 플레이를 무기로 라바리니호에 잘 녹아들고 있다.
센터 이주아(흥국생명)도 신흥 스타로 떠오른다. 지난 시즌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이주아는 주전 멤버로 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기세를 몰아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주간 보여준 모습은 김수지(IBK 기업은행), 정대영(한국도로공사) 등 베테랑 선배들과 주전 경쟁이 가능할 정도다. 특히 서브를 강조하는 라바리니 감독의 철학에 꼭 맞는 선수다. 큰 실수 없이 까다로운 서브를 구사해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고 있다. 팀내 언니들을 제치고 서브 득점(9점)에서 선두를 수성하고 있다. 신인 박은진(KGC인삼공사)도 세터 이다영과의 호흡이 돋보인다. 2주차부터 선발로 나서며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VNL 출발 전부터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2020 도쿄올림픽까지 나가는 방향성을 찾겠다는 계획이었다. 양효진(현대건설),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이소영(GS칼텍스), 이재영(흥국생명) 등 V리그 여자부 간판스타들이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상황과도 맞물렸다.
3주차부터는 ‘에이스’ 김연경(엑자시바시)이 합류한다. 해외 리그 소속으로 선진 배구를 경험해본 만큼 기존 국내 선수들과의 새로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김연경은 “어린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기존 스타일이 아닌 더 다양화된 배구를 하는 것 같다. 모든 면에서 희망이 있다. 팀을 많이 돕겠다”는 각오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세터 안혜진(GS칼텍스)과 센터 한수지(KGC인삼공사)도 새로 손발을 맞출 예정이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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