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선발진은 오프시즌 일본인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가 프리에이전트로 이적했지만 여전히 막강하다. 2018시즌도 서부지구 우승은 물론이고 강력한 월드시리즈 진출 후보로 꼽힌다.

다저스는 지난 주 홈에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개막시리즈 4연전에서 장군멍군을 했다. 2승2패다. 그러나 내용은 큰 차이가 있다. 두 경기 연속 1-0으로 영패를 당한 뒤 5-0, 9-0으로 셧아웃시켰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6이닝 1실점, 알렉스 우드 8이닝 1실점, 마에다 겐타 5이닝 무실점 10삼진, 리치 힐 6이닝 무실점으로 선발투수들이 제몫을 다했다.

3일(한국 시간) 애리조나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시즌 첫 등판한 류현진에게도 최소 5이닝 피칭이 우선적인 과제였다. 그러나 제구 난조로 4회에 페드로 바에즈와 교체됐다. 5인 선발 가운데 유일하게 5이닝을 채우지 못한 투수가 됐다. 3.2이닝 동안 5개의 안타와 5개의 볼넷으로 3실점했다. 삼진은 2개였다. 75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0개에 불과했다. 볼넷 5개 허용에서 드러났듯 제구가 몹시 흔들렸다. 초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커브 컨트롤도 시범경기 때와 큰 차이가 있었다.

다저스 전담방송 KLAC 릭 먼데이 해설자는 1회 A.J. 폴락에게 적시 2루타 허용한 후 “류현진은 지난해 볼카운트가 유리했을 때 피안타율이 0.203이었다. 그러나 불리할 때는 0.327로 좋지 않았다. 유리한 볼카운트로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타자를 상대해 11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헛스윙도 2개에 그쳤다. 3-0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 두 타자를 볼 5개로 가볍게 처리한 뒤 애리조나 타선의 심장 폴 골드슈미트에게 중월 2루타(중견수 작 피더슨의 판단 미스도 한몫했다)에 이어 클린업히터 폴락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골드슈미트에게는 볼카운트 1-0에서, 폴락에게는 2-0에서 연속 2루타를 내줬다. 불리한 볼카운트였다. 골드슈미트는 류현진 뿐만 아니라 다저스 투수들의 천적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류현진에게 24타수 10안타(2 홈런) 7타점으로 0.417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폴락도 25타수 9안타(0.360)로 강했다.

제구력 난조에 의한 3회 밀어내기 볼넷 실점은 매우 아쉬웠다. 1사 후 2번 타자 케이텔 마테이는 중월 3루타로 출루했다. 골트슈미트와 두 번째 상대에서 볼카운트 1-2로 유리한 상황에서 볼넷으로 1, 3루를 허용했다. 골드슈미트에게 던진 4구째 볼이 가장 빠른 시속 147㎞(92마일)로 측정됐다. 류현진은 1, 3루 실점 위기에서 폴락을 높은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해 고비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크리스 오윙과 제이크 램에게 연속 볼넷으로 2점째를 내줬다. 3회에만 볼넷을 3개 허용했다.

3점의 리드를 안은 류현진이 5회를 버티지 못한 것은 테이블세터인 2번 마테이와 3번 골드슈미트의 벽을 넘지 못해서다. 마테이는 1회 투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와 4회 연속 3루타로 득점과 타점을 기록했다. 로버츠 감독은 4회 3-3 동점이 된 뒤 2사 후 마테이의 3루타가 터지자 골드슈미트 타석 때 곧바로 바에즈로 교체했다.

한편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애리조나에서 마무리로 활동한 김병현은 이날 경기의 시구자로 등장해 오버핸드스로로 공을 던져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경기는 9회말 다저스 마무리 켄리 얀선이 6-3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점 홈런을 허용해 연장 15회 자정을 넘기며 5시간44분 혈투를 벌였다. 애리조나는 연장 15회 1실점해 패색이 짙었으나 곧바로 닉 아메스의 동점 2루타와 대타 제프 매티스의 끝내기 안타로 8-7 역전승을 거뒀다. 다저스 마지막 구원 투수 윌머 폰트는 바꿀 투수가 없어 선발 류현진보다 긴 4.1이닝을 책임졌다. 양 팀은 41명의 선수를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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