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45) 감독은 19일(한국 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2018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개막전 선발로 예정돼 있는 클레이튼 커쇼(2017시즌 18승4패 방어율 2.31)를 정점으로 알렉스 우드(16승3패 2.72)-마에다 겐타(13승6패 4.22)-리치 힐(12승8패 3.32)-류현진(5승9패 3.77)순으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로버츠 감독의 발표는 스프링트레이닝에 들어가기 전 다저스 출입기자들의 예상 5인 로테이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시범경기도 이 로테이션이 그대로 유지될 참이다. 커쇼는 샌디에이고전에서 5이닝 동안 5안타 8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석에서도 적시타를 터뜨렸다. 시범경기 14.2이닝에 삼진 19개로 벌써 정규시즌 구위를 보이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 10명이 선발 등판했다. 선발 최다 등판은 커쇼의 27경기였다. 커쇼는 다저스 사상 최다인 8년 연속 개막전 선발 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류현진은 엉덩이, 왼발 부상으로 두 차례 부상자명단에 올라 24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로버츠 감독은 우완 마에다를 5인 로테이션 중앙에 선발로 내세워 좌완 투수의 연속 선발 등판을 최소화했다. 마에다는 구위로 따지면 제4선발급이다.

류현진은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캑터스리그 두 번째 등판에서 3이닝 동안 7안타 2볼넷 2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2경기 모두 대량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시범경기 부진과 상관없이 제5선발로 낙점됐다. 일정대로 이어질 경우 류현진의 2018시즌 데뷔전은 4월3일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경기가 된다. 류현진은 애리조나를 상대로 통산 3승3패 방어율 3.77을 기록했다.

다저스 전담방송 스포츠네트LA의 리포터 알라나 릿조는 화이트삭스전을 마친 뒤 류현진에게 “올해는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시속 93마일(약 149㎞)의 직구 구속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그러지 못했다.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물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을 마친 뒤 꾸준히 준비를 해서 몸상태가 매우 좋고 불안감도 없다. 투구 이닝은 많지 않았지만 정해진대로 일정을 소화했고 투구수를 늘린 것에 만족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릿조는 “5일마다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류현진이 부상 없이 2018시즌을 이어가기를 기대했다.

다저스 코칭스태프와 출입기자들은 류현진이 어깨 수술 후 마운드에 복귀한 점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어깨 수술 이후 마운드 복귀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50%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복귀는 85%다. 지난 시즌이 수술 후 연착륙의 무대였다면 올해는 완벽한 재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류현진은 올시즌 후 6년 계약이 만료돼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 ‘FA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ML 선배인 투수 박찬호와 야수 추신수는 FA 효과를 누리며 대박 계약을 맺었다.

류현진은 데뷔 첫 해인 2013년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30경기에 등판했고 투구이닝도 192이닝으로 최다를 기록하며 14승 8패 방어율 3.00을 기록했다. 이후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014시즌도 부상자명단에 올라 26경기 152이닝으로 만족했다. 규정이닝을 채울 경우 FA 다년 계약은 확실하다. 지난 시즌 다저스 선발진 가운데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에이스 커쇼 뿐이다. 생애 최고의 성적을 거둔 우드도 152.1이닝에 그쳤다.

다저스는 올해도 가장 강력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후보다. 로버츠 감독이 개막 선발 5인 로테이션을 확정 발표했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지는 모른다. 페넌트레이스는 부상과의 싸움이다. 부상 없는 시즌과 함께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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