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제5선발 류현진이 시범경기 캑터스리그 데뷔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는 타격전 양상으로 전개돼 선발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노로바이러스 감염 탓에 선발 5인 가운데 스프링트레이닝 페이스가 가장 늦다. 다른 4명의 투수는 이미 시범경기 3차례 등판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B스쿼드 경기에 이어 6일 만에 12일(한국 시간)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필드 마운드에 섰다. 내셔널리그 지구 라이벌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2018시즌 첫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콜로라도는 류현진에게 ‘천적’이었다. 지난 시즌 9패 가운데 4패를 콜로라도에 당했다. 4경기에 선발로 나서 16.2이닝을 던져 홈런 7개를 허용했고 피안타율 0.355로 방어율 8.64였다. 지구 라이벌은 시즌 19경기씩을 치른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 가장 많이 상대한 팀도 콜로라도였다. 단순한 시범경기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두 팀은 올 시범경기에서 가장 많은 주전을 기용해 정규시즌을 방불케했다. 콜로라도 선발 우완 허만 바스케스(24)는 지난해 11승7패 방어율 4.39로 올시즌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다. 바스케스는 2.2이닝 동안 야스마니 그랜달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집중 9안타를 맞고 8실점하며 3회에 강판됐다.

류현진은 1회 콜로라도 타선의 심장 찰리 블랙먼(좌), D J 르메이유, 놀란 아레나도를 공 7개(스트라이크 5)로 간단히 처리해 그동안 준비된 투구를 선보였다. 다저스 전담방송 스포츠네트 LA의 릭 몬데이 캐스터와 케빈 케네디 해설자는 “콜로라도 공격의 핵심 타자를 단 7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며 1회 투구를 칭찬하면서 “오늘 몇 이닝을 던질 것인지는 투구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2회 2사 후 베테랑 좌타자 제러드 파라를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주면서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을 역임한 케네디는 볼넷 허용 후 “좌완 류현진은 지난해 좌타자에게 약했다. 우타자 피안타율은 358타수 0.240(14홈런)인데 비해 좌타자에게는 129타수에 0.326(8 홈런)이다. 좌타자에게 이렇게 취약한 것은 체인지업을 구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지만 좌타자에게는 던지지 않는다”며 좌타자에게도 과감하게 체인지업을 구사할 것을 주문했다.

공교롭게도 케네디가 체인지업에 대해 언급한 뒤 2사 1루서 크리스 아이아네타에게 볼카운트 2-2에서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좌중월 홈런을 내줬다. 3회에도 2사 후 르메이유에게 중전안타, 아레나도에게 볼넷으로 내줘 2사 1, 2루 위기에 몰리자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양손 투수’ 팻 벤디트로 교체했다. 우타자 트레버 스토리에게 우완으로 맞선 벤디트는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아 류현진의 자책점은 4로 늘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의 투구내용은 지난해와 견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2. 3회 연속 2사 후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짓지 못한 점도 그렇다. 56개 볼을 던지는 동안 콜로라도 타자들의 헛스윙은 딱 세 차례에 불과했다. 위력적인 투구가 없었다. 2회 데이비드 달의 헛스윙 삼진과 3회 르메이유와 아레나도가 각각 한 차례씩 헛스윙했다. 블랙먼은 스리 스트라이크 삼진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92마일)로 측정됐고 커브는 제구가 흔들려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편 다저스는 맷 켐프의 시범경기 4호 홈런과 그랜달의 만루홈런 등 장단 17안타를 터뜨려 콜로라도에 10-7로 승리해 시범경기 10승7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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