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2018년 메이저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예년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샌프란시스코(SF) 자이언츠는 지난 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중견수 앤드류 맥커친을 트레이드했다. 피츠버그는 2011년 드래프트 전체 1번 지명자 우완 게릿 콜을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한데 이어 2013년 MVP 맥커친까지 떠나보내면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팬들은 구단을 매각하라는 청원에 나서고 있다.

피츠버그는 3차례 MVP를 수상했던 좌익수 배리 본즈가 FA로 팀을 떠난 뒤 1993년부터 2012년까지 20년 연속 승률 5할 이하의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운 팀이다. 이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를 하더니 또 다시 리빌딩모드로 돌아서면서 몰락의 길을 자초하고 있다.

SF는 지난해 서부 지구 꼴찌로 주저 앉았다. 2007년 이후 10년 만의 꼴찌 추락이었다. 5년 연속 서부 지구 우승을 작성한 라이벌 LA 다저스와는 대조를 이룬 성적이다. 오프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홈런왕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무산됐다. 방향을 바꿔 탬파베이 레이스 간판 3루수 에반 롱고리아, 피츠버그 스타플레이어 맥커친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우타 라인을 보강했다. 우타라인 보강은 당장 라이벌 다저스에 위협을 주는 요인이 된다.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리치 힐-알렉스 우드-마에다 겐타-류현진 순이다. 이 가운데 마에다를 제외하고 4명이 좌완이다. 기록상 좌완은 우타자에게 약하다. 롱고리아와 맥커친은 파워뿐 아니라 클러치 능력도 뛰어난 올스타급 타자들이다.

다저스와 자이언츠는 동부의 보스턴 레드삭스-뉴욕 양키스에 버금가는 서부 최대 라이벌이다. 라이벌의 역사는 뉴욕 3국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팀이 1958년 프랜차이즈를 서부로 이전하기 전까지 뉴욕에는 아메리칸리그 양키스를 비롯해 뉴욕 자이언츠, 브루클린 다저스 등 3팀이 있었다. 브루클린은 뉴욕시의 5개 자치구 가운데 하나다. 뉴욕 3국지 시절에는 자이언츠가 다저스에 절대 우세를 보였다. 자이언츠는 뉴욕에서 5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다저스는 딱 한 차례 우승에 그쳤다. 다저스는 1955년 5차례나 양키스에 패한 끝에 5전6기를 이룬다.

판도는 서부로 옮기면서 달라진다. 다저스는 LA로 이전해 월드시리즈 정상에 5번 오르며 통산 우승에서 자이언츠를 6-5로 추월했다. 자이언츠는 샌프란시스코로 온 뒤 1969, 1989, 2002년 잇따라 정상 탈환에 실패한다. 서부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브루스 보치 감독의 계약 만료 해인 2010년에 서부 이전 52년 만의 우승을 맛본다. 이어 2012, 2014년 우승을 추가하면서 짝수 해에 유난히 강한 면을 보였다. 월드시리즈 통산 우승에서도 자이언츠가 다저스에 8-6으로 앞섰다. 다저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1988년이다. 올해가 30주년이다. 명문 구단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성적표다.

월드시리즈 우승에서는 자이언츠가 다저스를 월등 앞서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정규시즌 성적은 다저스가 우위다. NL 서부 지구 5년 연속 우승은 다저스가 처음 이룬 쾌거다. 자이언츠로서는 다저스의 지구 우승 독주를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롱고리아와 맥커친 두 우타자 보강으로 일단 공격을 업그레이드시켰다. 류현진의 자이언츠전 역대 성적은 4승6패 방어율 3.38이다. 올해 다시 전개될 두 팀의 불꽃튀는 라이벌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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