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요즘 메이저리그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으로 구단마다 큰 움직임이 없다. MLB의 본격적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12월11일~15일(한국 시간)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벌어지는 윈터미팅을 전후로 시작된다. 올해 FA 시장에 나온 선수는 총 166명이다.

지난 주 전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QO)를 제시받은 9명의 FA 들은 전원 이를 거절했다. 지난해엔 10명 가운데 뉴욕 메츠 2루수 토드 워커,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 제레미 헬릭슨 등 2명이 받아 들였다. QO는 1년 계약이다. 연봉은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책정된다. 올 QO 연봉은 1740만 달러(약 189억510만 원)였다.

올해 QO를 제시받은 선수는 시카고 컵스 우완 제이크 아리에타와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랜스 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포수 겸 지명타자 카를로스 산타나, 콜로라도 로키스 마무리 그렉 홀랜드, 탬파베이 레이스 우완 알렉스 콥, 캔자스시티 로열스 1루수 에릭 호스머, 3루수 마이크 무스카타스, 중견수 로렌조 케인 등이다.

앞으로 이들과 FA 계약을 맺는 구단은 2018년 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의 지명권을 전 소속 구단에 보상해줘야 한다. QO를 제시받은 선수의 FA 계약이 순조롭지 않는 이유는 거액을 줘야하는 재정적 부담도 있지만 드래프트 보상을 빼놓을 수가 없다. 1라운드 2라운드 사이의 지명자는 2~3년 후에 메이저리거가 되는 유망주들이다.

LA 에인절스가 2011년 12월 강타자 앨버트 푸홀스와 FA 계약을 맺은 뒤 드래프트로 보상해준 선수가 우완 마이클 와카(26)다. 푸홀스를 빼앗긴 세인트루이스는 이듬해 드래프트 1라운드 19번째로 와카를 지명했다. 와카는 2013년에 데뷔해 통산 45승30패 방어율 3.84를 기록하고 있다. 에인절스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것은 선발진 부재 때문이다.

MLB FA들의 계약 첫 번째 조건은 누가 뭐래도 돈이다. 2012년 FA가 된 사이영상 수상자인 잭 그레인키는 LA 에인절스의 제시를 거절하고 이웃집 다저스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 “더 많은 돈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간명하게 밝혔다. 3년 후 2015년 12월 옵트아웃으로 다시 FA가 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6년 2억650만 달러(2243억6225만 원) 계약으로 초대박을 터뜨렸다. 그레인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NBA는 연봉상한제가 있어 슈퍼스타 FA의 첫 번째 이적 고려 사항은 우승이다. 지난 시즌 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스몰포워드 케빈 듀란트가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이적한 이유는 우승이었다.

두 번째 고려되는 게 플레이오프 경쟁력을 갖춘 팀이다. 뉴욕 양키스가 FA 시장에서 위력을 떨칠 수 있는 이유는 분명 돈이다. 그러나 또 하나 이유는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이다. MLB에서 양키스만큼 플레이오프 진출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27회)을 많이 한 팀도 없다. 역대로 양키스는 가장 우수한 FA 선수들의 계약으로 전력을 안정시켰다. 물론 미디어 시장이 큰 양키스를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선수도 있다. 좌완 클리프 리가 그랬다. 리는 2010시즌 후 양키스의 제시를 거절하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5년 계약을 맺었다. 하위권에서 맴도는 팀이 우수한 FA를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도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KBO의 FA들은 확실히 달랐다. MLB였다면 kt와 삼성처럼 몇년 동안 하위권메 머무는 팀이 3루수 황재균, 포수 강민호와 같은 우수한 FA를 선뜻 확보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황재균과 강민호는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는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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