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가 벼랑에서 탈출해 2017년 월드시리즈 승부를 7차전으로 몰고 갔다.

휴스턴에서 벌어진 5차전 ‘미친 경기’에서 연장 10회에 12-13으로 져 벼랑에 몰렸던 다저스는 1일(한국 시간)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6회 코리 시거의 역전 희생플라이와 7회 작 피더슨의 굳히기 솔로 홈런에 힘입어 3-1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꺾어 시리즈 전적 3승3패로 균형을 이뤘다. 투수들과 전문가들은 올 월드시리즈 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6차전은 3-1 투수전이었다. 볼 타령을 할 수 없는 경기였다.

시즌 내내 부진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5명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던 외야수 피더슨(25)은 월드시리즈에서만 3개의 홈런으로 위기의 다저스호를 구했다. 피더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운증후군의 형과 함께 인터뷰해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형제애가 돈독한 피더슨의 형 이름은 ‘챔프’다.

이제는 양 팀이 모두 벼랑 끝 승부에 나선다. 최근 기록을 고려했을 때 다저스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홈구장의 이점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62년에 개장된 다저스타디움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펜웨이파크(1912년), 시카고 컵스의 리글리필드(1914년)에 이어 3번째로 오래된 구장이다. 몇 차례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다저스는 다저스타디움으로 이전 한 뒤 올해까지 9번째 월드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앞의 8차례 월드시리즈에서 7차전 승부는 한 번도 없었다.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올해 첫 월드시리즈 7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것이다.

지난 35년 동안 홈구장 이점을 갖고 있는 팀이 2승3패로 몰려서 6차전을 벌인 경우가 이번 다저스를 포함해 12번이다. 앞의 11차례 가운데 안방에서 6, 7차전을 내리 이기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게 8번이다. 최근 벌어진 시리즈가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텍사스 레인저스전이다. 세인트루이스는 2승3패로 몰린 뒤 6차전 데이비드 프리스(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으로 3승3패 균형을 이루고 7차전에서 6-2로 승리해 통산 11번째 정상을 밟았다. 당시 FOX-TV 캐스터 조 벅은 6차전에서 프리스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자 짧게 “See you tomorrow night!”이라는 멘트를 남겨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 멘트는 20년 전인 1991년 미네소타 트윈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홈팀 미네소타의 커비 퍼켓이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을 때 명예의 전당 회원인 그의 아버지 잭 벅(작고)이 남긴 유명한 멘트였다. 이 때는 CBS가 중계했다. 월드시리즈의 명승부 역사는 이렇게 쓰여진다.

한편 월드시리즈 7차전 승부로 방송사와 티켓 판매대행 업체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5차전은 같은 시간대에 벌어진 NFL 선데이나잇 풋볼 시청률을 제쳤다. 월드시리즈에서는 지난해 시카고 컵스-클리블랜디 인디언스전에 이어 2년 연속 7차전 명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4년 사이 3차례 7차전의 벼랑 끝 승부가 펼쳐진다. ESPN의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기자 대런 로벨에 따르면 7차전 승부가 이어지면서 도박 브로커들이 2000만 달러(약 223억1800만 원)의 이득을 챙길 것으로 내다봤다. 6차전을 마친 뒤 7차전 티켓값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2차 판매 대행사인 스텁헙은 홈플레이트 바로 뒤쪽 티켓 4장을 수수로 표함 7만1천995 달러(8035만원)에 판매했다. 현재 스텁헙에 나온 가장 싼 티켓은 2장에 2천973 달러(331만7570 원)이다. 다저스타디움은 6차전에서도 5만4128명이 입장했다. MLB 30개 스타디움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을 수용한다. 양키스타디움도 5만명 안팎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배당금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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