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1.메이저리그 126시즌(1892년~2017년) 동안 한 시즌에 동시 100승 이상을 3팀이 달성한 경우는 총 6번이다. 1942년, 1977년, 1998년, 2002년, 2003년, 2017년이다. 올해는 LA 다저스(104승58패), 클리블랜드 인디언스(102승60패), 휴스턴 애스트로스(101승61패) 등이다. 앞선 5차례에는 뉴욕 양키스가 늘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양키스는 올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12일(한국 시간)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클리블랜드를 5-2로 꺾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2년 이후 5년 만의 챔피언십시리즈다. 14일부터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7전4선승제 시리즈를 벌인다.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이 유력한 에이스 코리 클루버의 부진이 결정타였다. 2차전에서도 부진했던 클루버는 5차전에서 양키스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어스에게 1, 3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해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AL 최고 승률을 마크하고도 와일드카드 뉴욕 양키스(91승71패)에 덜미를 잡혀 69년 만의 월드시리즈 탈환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클리블랜드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1948년이다. 지난 시즌 시카고 컵스가 108년 만의 우승을 하는 바람에 가장 오랫동안 무관의 팀으로 남게 됐다. 1995년 와일드카드가 도입된 이래 정규시즌 100승 이상 거둔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뉴욕 양키스(1998년, 2009년), 시카고 컵스(2016년) 등 3팀에 불과하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선제 2승을 거둔 팀이 최종 5차전 승부를 벌일 경우 역전이 더 자주 벌어지는 징크스는 클리블랜드에도 적용됐다. 5전3선승제에서 선제 2승 후 3승으로 끝날 확률 45%, 3승1패 15%, 3승2패 6%, 2승3패로 시리즈가 역전되는 확률이 9%였다. 클리블랜드는 5차전 승부에서 이 확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클리블랜드는 시리즈 확정 경기에서 매우 취약하다. 1999년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선제 2승 후 3연패 탈락했고 2001년에는 2승1패에서 2연패해 챔피언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2007년 챔피언시리즈에서는 3승1패 후 3연패를 당해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데 실패했다. 지난해도 시카고 컵스와 월드시리즈에서 3승1패 후 내리 3연패로 68년 만에 눈앞에 둔 트로피를 놓쳤다.

2. 양키스-클리블랜드의 5차전은 불펜 싸움(Battle of Bullpen)이었다. 클리블랜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홈런 2개로 3실점한 에이스 클루버를 4회에 교체하며 불펜야구를 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의 핵으로 등장했던 좌완 앤드류 밀러가 2이닝, 브라이언 쇼 2이닝, 코디 앨런 1이닝, 조 스미스가 0.1이닝을 책임졌다. 9회 초 앨런이 2사 1, 2루서 브렛 가드너와 12구째 실랑이 끝에 적시타를 허용한 게 뼈아팠다. 실책까지 나와 돌이킬 수 없는 2실점이 됐다. 2차전에서 애매한 몸에 맞는 볼을 비디오판독하지 않아 온갖 비난을 받았던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은 3-2로 앞선 8회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올 포스트시즌 첫 6아웃 세이브다. 선발 CC 사바시아 4.1이닝 2실점, 구원 데이비드 로버트슨 2.2이닝 무실점, 채프먼 2이닝 무실점으로 불펜싸움에서 이겼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들이 가장 안정된 시리즈를 펼치는 게 시카고 컵스-워싱턴 내셔널스전이다. 워싱턴은 4차전에서 중견수 마이클 테일러의 구단 사상 첫 포스트시즌 만루홈런으로 5-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이뤘다. 이날까지 치른 4경기 가운데 양팀 선발 8명 가운데 5이닝을 채우지 못한 투수는 4차전 컵스 선발 제이크 애리에타(4이닝 1실점)뿐이다. 워싱턴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2경기 연속 7이닝을 던지며 연속 두자릿수 삼진을 작성했다. 워싱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3차전에서 1-0으로 앞선 7회 첫 안타를 허용한 선발 맥스 셔저를 교체했다. 구원 새미 솔리스가 곧바로 동점타를 허용해 뒷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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