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
방송인 김미화. 출처|김미화 트위터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파업뉴스팀이 국가정보원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방송사 내부에서 작동된 정황을 밝혔다.

국가정보원 개혁위는 최근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운용하면서 공영방송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파업뉴스팀에 따르면 실제 김미화씨 등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들이 KBS 내부에서 부당지시를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가 파업뉴스팀에 밝힌 바에 따르면 이정봉 당시 KBS 보도본부장은 김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KBS 블랙리스트’ 문제를 처음 거론한 뒤 △ 김인규 당시 사장이 ‘진노’했다고 전하는 한편, △ 김미화 씨가 직접 사장을 찾아가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 김미화 씨가 좌인지 우인지 확인하는 사상검증의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전 보도본부장도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김인규 사장이 당시 화를 냈었던 것 같다”며 사실상 김 씨 증언을 인정했다. 또 김씨는 2015년 11월 ‘TV 책을 보다’ 출연과 관련해 당시 여의도 한 호텔에서 교양국장을 만나 “저는 빨갱이가 아닙니다” 등 사실상 읍소를 해야했다.

또 김 씨와 함께 출연할 예정이었던 경제학자 정태인 씨의 경우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경험 등 정치 이력을 이유로 출연이 무산되기도 했다.

파업뉴스팀이 만난 또 다른 블랙리스트 피해자 진중권 교수는 KBS1‘TV 책을 말하다’가 2009년 폐지된 것과 관련 “높으신 분이 방송을 보다가 왜 이렇게 좌파가 많이 나오냐고 한마디 했고, 이 때문에 프로그램이 막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제작진을 통해 들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고대영 사장이 보도본부장을 맡았던 지난 2011년 2월 KBS1‘시사기획 창’에서 가수 윤도현 씨를 해설자로 섭외했다가 사측 반대로 무산된 일이 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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