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아시아-퍼시픽을 대표한 리틀리그 서울 팀은 21일(한국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포트에서 벌어진 2017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일본의 도쿄 기타수나에게 1-4로 아깝게 패했다. 1회 대량득점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나 일본전 패배가 탈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는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이다. 더블일리미네이션은 2패를 당하면 탈락이다. 미국의 아마추어 야구는 거의 이 방식이다. 칼리지 월드시리즈도 마찬가지다. 토너먼트는 우승 후보가 의외의 일격을 당해 초반에 탈락할 수 있다. 더블일리미네이션은 패자 부활전을 만들어 우승 후보에게 1패를 당해도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승자는 일정을 유리하게 편성해 이점을 주고 패자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한국은 22일 멕시코와 맞붙어 패자 부활전을 노리게 됐다. 승자 일본은 24일 캐나다와 3번째 경기를 벌인다. 지난해도 한국은 파나마에게 패한 뒤 멕시코와 재격돌한 파나마를 잇달아 누르고 결승전에 진출, 미국의 뉴욕에게 1-2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공식적으로 미국의 뉴욕은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챔피언이고, 한국은 인터내셔널 우승국이다.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는 미국 8개, 인터내셔널 8개팀 총 16개팀이 참가한다. 서로 다른 조애서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경기를 치르고 미국-인터내셔널이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리틀리그 월드시리즈가 미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한국-일본전은 이날 오전 미국의 3대 메이저 지상파 방송사 ABC로 전국중계됐다. ABC와 ESPN은 자매방송이다. 주최측은 한국-일본의 라이벌 관계와 두 팀의 안정된 전력을 고려해 지상파의 전국방송할 수 있는 시간대에 일정을 잡은 것이다. 실제 ESPN은 경기 전 한국-일본전을 ‘헤비급 매치’라고 불렀다. 두 팀은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를 3차례나 석권했고 한국은 공격력, 일본은 투수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게임에서도 전망은 맞았다. 한국은 타격이 우위였고 마운드의 힘에서 차이를 보였다.

중계도 미국내에서는 스타급인 캐스터 칼 래비치, 해설자 애런 분, 제시카 맨도사(여성) 등 ESPN의 선데이나잇 베이스볼 진용이 맡았다. ESPN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메트로폴리탄 서울을 아름답게 소개했다. 리틀리그 선수들이 스포츠 외교의 선봉에 나선 셈이다.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는 선수가 주인공이다. 감독 소개는 없었다.

게다가 올해는 리틀리그측과 메이저리그가 협업해서 ‘MLB 리틀리그 클래식’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세인트루이스전이 윌리엄스포트의 보우만 필드에서 열었다. 이곳은 2500명 정도를 수용하는 작은 구장으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벌이기 위해 400만 달러(약 45억5200만 원)를 투입해 개보수했다. 보우만 필드는 마이너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랜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구장이다. 경기 전 피츠버그와 세인트루이스 메이저리거들이 구장을 찾아 기념 촬영과 사인을 해주며 어린 선수들의 추억 쌓기에 흔쾌히 응했다. 세인트루이스 투수 랜스 린은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3명의 메이저리그 현역 가운데 한 명으로 이곳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오승환은 1회 초 한국 선수들의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뽑자 좋아하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좋아했다.

윌리엄스포트는 리틀리그의 성지다. 리틀리그는 이곳 태생인 독일계 이민자 칼 스토츠(작고)가 1939년 처음 조직했다. 리틀리그가 발전돼 월드시리즈는 1947년에 출범했다. 올해로 70주년이다. 리틀리그는 ESPN과의 사실상 영구 방송중계권 계약을 맺었고 17개 기업체들과 파트너십이 돼 있어 재정이 튼튼하다. 스포츠용품 소매업체로 유명한 딕스 스포팅 굿스사는 회사가 만들어진 1948년부터 스폰서를 맡고 있다. 야구가 미국에서 왜 ‘내셔널패스타임(국민적 오락)’인지는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를 보게되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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