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홍명보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땀의 대가를 가르칠 수 없었다.”

홍명보 항저우 뤼청 감독이 27일 사임을 발표하면서 장문의 입장 발표문을 남겼다. 홍 감독은 최근 중국 갑급리그(2부)에서 2연패한 뒤 구단 훈련에 불참하고 있었다. 중국 현지 언론이 그의 중도하차를 기정사실화했고 홍 감독 대리인이 지난 25일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시인했다. 홍 감독은 발표문을 통해 “항저우의 어린 선수 육성은 뜻은 좋지만 방식이 잘못됐다”며 “선수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실력보다 정책에 의해 어린 선수들에게 무조건 주전 4~5자리를 내준다는것은 팀의 성적을 떠나 선수들에게 약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땀의 대가를 가르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감독직을 수행해도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따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 감독의 입장 발표문 전문이다.

<항저우 뤼청 감독 사임에 대한 홍명보 감독 입장 발표문>

저는 항저우에 작별을 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과 함께 땀을 흘려온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힘든 과정이 있었습니다.

금년 1월 전지훈련 마치고 2월이되어서야 20세 선수 10명을 1군에 무조건 기용해야한다는 구단의 어린 선수 육성정책을 전달받았습니다. 팀 성적보다는 어린 선수 육성에 힘써달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항저우구단의 어린 선수 육성정책은 뜻은 좋으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구단이 선수 육성이라는 명분에 따라 실력보다는 정책에 의해 어린 선수들에게 무조건 주전 자리를 4~5 자리를 준다는것은 팀의 성적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선수들에게 끼치는 악영향입니다.

더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는 선수가 정책 때문에 출전을 못하고 준비도 안된 어린 선수가 어쩔 수 없이 그자리를 채우게 되는 상황을 감독으로서 도저히 납득할수 없었습니다.

최근 칭다오전 경기결과도 바로 그런 것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가장 안타까웠던것은 바로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땀의 대가를 가르칠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3연승 뒤 2연패를한 시점에서 구단에서 먼저 중도계약해지를 결정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확한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며 그결정에 전혀 동의하지않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감독직을 수행한다 하더라도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는것을 최근 구단과의 마지막 협상자리에서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힘든 결정이지만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시 한번 항저우팀의 팬들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비록 저는 떠나더라도 항저우팀의 밝은 미래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5월27일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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