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개막 앞둔 ‘에스터’
초연 함께한 이순재·신구의 근황·열정 전해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원로배우 박근형(85)이 ‘형님’ 이순재(90)와 신구(89)의 소식을 전했다.
박근형은 19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진행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기자간담회에서 이순재와 신구의 최근 근황과 무대에 대한 열정을 대신 밝혔다.
대한민국 대표 원로배우인 박근형은 이순재, 신구와 함께 2023~2024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했다. 세 배우의 무대는 한국 연극사에 길이 남을 공연으로 꼽히며 매회 전석 매진의 흥행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공연 중 건강상의 이유로 이순재가 하차했다. 당시 3개월 휴식기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건강 악화로 인해 결국 막을 내렸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최고참이었던 신구와 박근형은 이순재의 빈자리까지 대신해, 지난 2일 전주 공연까지 선봉장으로서 무대를 끝까지 이끌었다.
작품의 후속작인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는 박근형만 다시 관객들을 맞이한다. 작품의 시작을 함께했던 두 형님 없이 다시 오르는 무대다.
박근형은 이순재의 근황에 대해서는 “이순재 선생님은 자리(병상)에 계시기에 작품 소식을 듣지 못하셨을 것이다”라며 “우리가 여러 번 찾아뵈려고 했는데, 상당히 꺼리셔서 못 찾아뵀다. 먼발치로 다른 사람을 통해 소식을 듣고 있다. 사실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안타까운 안부를 전했다.
이어 “아직 신구 선생님의 응원 메시지는 없었다. 하지만 공연 도중엔 무슨 말씀이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어 “신구 선생님은 여전히 건강하시다. 농담 삼아 한 말씀이 앞으로의 공연에 카메오라도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셨다. 좋은 작품을 보여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박근형은 신구와의 남다른 우정으로 맺어진 연극계의 발전을 위한 행보는 함께 이어가고 있다. 박근형은 “신구 선생님과 (연극인으로서) 뭔가 하나를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젊은 연극인을 위한 기부 공연을 계획했다”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해 기금 2억 원까지 늘려주겠다고 했다. 올가을이면 배우들을 위한 강의를 시작한다. 우리와 젊은 연극인들이 참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미국 배우이자 극작가인 데이브 핸슨의 대표작으로, 부조리극의 고전 ‘고도를 기다리며’를 재치 있게 오마주한 메타 코미디 연극이다. 불확실한 내일을 견디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유쾌하고 진솔하게 그려낸다.
특히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에스터’ 역에는 박근형과 9년 만의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김병철이 출연한다. ‘밸’ 역에는 이상윤과 초연 무대에 이어 최민호(샤이니)가 더블 캐스팅으로 참여한다. ‘로라’ 역에는 김가영과 신혜옥이 합류한다.
극 전체에 시간의 무게와 인생의 깊이를 더하며 세 인물 간의 관계에 새로운 균형감을 부여할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오는 9월16일부터 11월16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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