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고)우석이가 오면 나야 좋지…”

LG 염경엽(56) 감독이 ‘애제자’ 고우석(26)의 성공을 응원했다. 감독으로서 당연히 돌아오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바라지 않는다.

5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염 감독은 “고우석과 연락하고 그런 것은 없다. 잘할거다. 결국 중요한 건 내년 아니겠나. 그러려면 올시즌 잘 적응해야 한다. 그게 관건이다. 지금은 적응기다”고 짚었다.

이어 “내년에 승부를 봐야 하지 않을까. 올해 잘 만들어야 한다. 결국 미국에서 성공하고, 안 돌아와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나도 그쪽이 좋다. 지금 당장 복귀 운운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우석은 2023시즌을 마친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ML)에 진출했다.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달러(약 61억원) 보장 계약을 맺었다. 옵션 달성시 최대 3년 940만달러(약 128억원)가 된다.

메이저리그로 올라오지는 못했다. 지난 3월 서울시리즈 당시 A.J. 프렐러 단장은 “고우석의 마이너리그행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는 빅리그에서 던질 것이다”고 말했다.

더블A 10경기에서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 중이다. 빼어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을 만드는 등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변수가 터졌다.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샌디에이고가 루이스 아라에즈를 데려오면서 4명을 보냈는데, 고우석이 포함됐다.

갑작스러운 소식이다. 고우석으로서는 빅리그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레이드라는 시련이 추가로 닥친 셈이다. 그것도 서부에서 동부로, 끝에서 끝으로 옮겨야 한다.

그래도 마이애미라는 팀은 고우석에게 나쁘지 않다. 올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97이다. 내셔널리그 15개 팀 가운데 13위. 불펜이 ‘막강한’ 팀이 아니다. 마이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올라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KBO리그 최강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2022시즌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을 쐈다. 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다.

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부침은 있었으나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올렸다. LG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우승 확정 순간 마운드를 지킨 투수도 고우석이다.

그 모습을 미국에서 재현해야 한다. 그래야 ML 콜업도 있고, 성공도 있다. 일단 고우석이 보여줘야 한다.

물론 콜업되더라도 시작부터 필승조 혹은 마무리로 뛰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대신 잘하기만 하면 어떤 자리든 잡을 수 있는 곳이 빅리그다. 염경엽 감독도 응원하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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