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인력난 ‘숨통’ 지자체가 직접 계약, ‘공공형’ 새로운 모델 제시

[스포츠서울|조광태기자] 전남 강진군은 영농철을 맞아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농가에 투입 농촌 인력난 해소에 나섰다고 24일 밝혔다.

강진군은 지난 23일 도암농협에서 베트남 계절근로자 20명을 대상으로 2024년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환영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강진군의 국제우호교류 도시인 베트남 하우장성 풍힙현에서 22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계절근로자 20명과 관계 공무원 3명 등으로, 강진원 군수를 비롯한 윤영남 군의원, 도암농협장 및 기관·단체장 등 30여 명이 참석해 따뜻하게 맞이했다.

많은 지자체에서 인력난에 허덕이는 농촌의 현실 극복을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책을 도입 운영하고 있지만, 개인이나 사적 단체, 브로커 개입 등으로 인해, 근로자 이탈, 임금착취, 인권침해 등의 문제도 제기되어 왔다.

강진군은 외국인 근로자 채용의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방기하지 않고, 지자체가 직접 계약 당사자로 나서 기존의 문제들을 말끔하게 해소하는 안을 내놓았다.

군은 믿을 수 있는 인력 보급과 함께 근로자들의 급여와 노동 환경 보장 등 상호 윈윈할 수 있도록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을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강진원 군수는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국제우호교류 도시인 베트남 하우장성 풍힙현을 방문해, 하우장성 담당자 및 풍힙현 즈엉민기엠 현장과 머리를 맞대고 3시간이 넘는 회의를 거쳐 실질적인 합의안을 이끌어내고 계절근로자 관련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베트남 하우장성 풍힙현 출신들로 강진군과 하우장성 및 풍힙현이 상호 조건을 직접 협의했고, 근로자 모집도 풍힙현이 직접 선발해 브로커의 개입을 원천 차단했다.

한발 더 나아가 계절근로자 운용 방식도 개인이나 사적 단체가 아닌 공적 단체인 ‘도암농협’이 책임 운용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제’를 채택해, 믿을 수 있는 인력 공급과 함께 베트남 근로자들의 인권 보호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새로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책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이다.

이밖에 군에서는 계절근로자가 국내 체류 기간 숙박하게 될 숙소를 군에서 임차해 군비를 투입, 직접 수리함으로써 근로자가 부담하는 숙박비를 1인당 월 12만원 정도로 책정해, 법무부 지침(임금의 30% 이내)이나 타 지자체에서 월 30만원 정도의 부담 수준보다 현격히 낮춰, 낯선 타국에서 어렵게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긍지와 보람을 높여줄 계획이다.

강 군수는 지난 17일, 외국인 근로자들이 묵게 될 숙소를 점검하고 살피며, 강진을 위해 땀흘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강진군은 강진원 군수가 재임하던 2013년, 베트남 풍힙현과 처음 우호교류협력 추진실무단을 파견한 이래, 지난해에는 의료봉사와 농자재, 자전거, 선풍기 지원 등 군과 민간이 함께 인연을 맺어왔다.

10년 넘는 우정을 기반으로 한 이번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책은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소중한 결실을 이끌어냈다.

강 군수는 환영식에서 “먼 곳에서 온 소중한 옛 친구를 맞이하는 심정으로 전 군민과 함께 근로자 여러분들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우리군에서 지내시는 동안 지역의 문화도 경험하시고, 돈도 많이 벌어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입국한 근로자들은 22일 법무부 지정병원에서 마약검사와 건강검진을 받은 후 한국문화와 간단한 한국어 교육, 농작업 안전교육 및 근로기준법, 외국인들의 마약류와 국내법 위반사례교육 등 적응 기간을 거쳐 4월 26일부터 영농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chogt@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