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1924년 진천양조상회 탄생부터 1933년 조선맥주 설립과 2005년 하이트진로 그룹 출범, 그리고 2024년 주류 업계 최초 100년 기업이 되기까지 100년의 기술력도 빠질 수 없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1일 100주년 기념 미디어 행사를 진행하고, 이천시 부발읍 하이트진로 공장 목통 숙성실 내부를 공개했다.

철제 계단을 따라 깊이 내려가다 보니 거대한 목통(오크통)이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창고 내부 온도는 10.2℃, 습도는 79.9%도로 냉기와 함께 나무 향과 짙은 술향이 가득했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에 증류식 소주 ‘진로’를 출시했으나, 1965년 정부의 양곡관리법 시행에 따라 희석식 소주를 대중화 시켰다. 양곡관리법에 증류식 소주를 제조하지 못했던 하이트진로는 90년대 초 다시 증류식 소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숙성실에는 당시 처음 주입했던 술과 재주입 된 것들이 보관돼 있었다.

현재 숙성실에서 가장 오래 보관된 술은 지난 1999년 주입한 원액이다. 이 원액은 하이트진로가 창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일품진로 24년산’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재복 이천공장장은 숙성고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라며 “창립 100주년을 맞아 증류식 소주 설비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트진로 증류식 소주에 출시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 주류 음용 패턴이 많이 바뀌고 다양화됐다”며 “우리나라 주류 문화가 더 풍성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 설립된 진천양조상회(진로 전신)와 1933년 설립된 조선맥주주식회사(하이트맥주 전신)가 합쳐진 회사다. 하이트맥주가 2005년 진로를 인수했고, 2011년 통합법인인 하이트진로가 출범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00년간 참이슬, 하이트, 테라 등 수많은 히트상품을 선보여왔으며, 국내 주류업계를 선도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런 제품 개발 뒤에는 도전적인 연구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1974년 처음 설립한 주류 연구소는 통합법인 출범 뒤인 2011년 하이트진로 연구소로 진화했다. 현재는 다양한 주종에 들어가는 효모 500종 이상을 보유하고 주종별 발효·증류 기술을 갖추고 있다.

주요 연구개발 사례를 보면 ‘대나무숯 여과 공법’을 개발해 지난 1998년 희석식 소주 참이슬을 선보였다. 특히 참이슬의 경우 1998년에 국내 소주 시장에 선보여진 후 소주는 25도라는 상식을 깨며, 독한 소주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깨끗하게’ 바꿔 놓았다.

출시 당시 23도 제품으로 출발한 ‘참이슬’은 리뉴얼 과정을 통해 현재는 20.1도 참이슬 오리지널과 16도 참이슬 후레쉬로 두 개 브랜드가 국내 소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품질, 브랜드 파워, 판매량 등에서 소주 시장의 역사를 바꾼 획기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품진로 등 증류식 소주 제조에서는 열변성을 최소화해 깔끔한 향을 구현할 수 있도록 감압 증류 방식을 도입해 주류 개발을 지속했다.

맥주 중에서는 1993년 처음 ‘비열 처리’ 기술을 활용해 하이트를 출시했고, 2019년에는 발효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산만 사용한 테라를 출시했다. 지난해 출시한 켈리는 7℃, 영하 1.5℃에서 두 차례 숙성하는 ‘더블 숙성’ 공법으로 거품과 탄산 느낌(청량감)을 극대화했다.

하이트진로는 제품개발뿐 아니라 식품 안전 관리 기술도 꾸준히 개발해 왔다. 특히 PCR(유전자증폭)을 이용해 보이지 않더라도 제품에 혼입된 곤충 등 생물의 종류뿐 아니라 혼입 시점까지 알아낼 수 있다고 하이트진로는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100년의 기술력’을 더 강화하고 연구 영역을 다각화하는 등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준비 작업 하나가 내년 ‘통합연구소 건립’이다.

전장우 연구소장은 통합연구소와 관련해 “용인 동백지구에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짓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소장은 “현재 맥주연구소는 강원 홍천공장에, 소주연구소는 충북 청주공장에 각각 있는데 단일 건물로 이전하고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소주와 맥주뿐 아니라 청주, 위스키 등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되고 분석센터도 운영하며 과학적 근거를 정리해 식품 안전 분야를 더 강화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대표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국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 확산 영향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우리 소주를 찾는 수요가 늘자 ‘수출 전초기지’가 될 첫 해외 공장을 베트남에 설립하기로 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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