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일류첸코에게 예전 영상 보여줘, 그가 살아야 우리도 산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김천 상무를 상대로 ‘5골 화력쇼’를 뽐내며 대승한 뒤 2골2도움 맹활약을 펼친 일류첸코를 칭찬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김천과 홈경기에서 5-1 대승했다. 홈 2연승을 달린 서울은 2승2무1패(승점 8)를 기록, 울산HD(승점 8)에 다득점에 뒤진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서울은 전반에만 4골을 터뜨렸다. 일류첸코가 2골2도움을 기록하며 원맨쇼를 펼쳤다. 서울이 K리그 경기에서 전반에만 4골을 넣은 건 무려 13년 만이다. 지난 2011년 7월23일 홈에서 열린 광주FC와 그해 19라운드 경기에서 4-1 대승했는데 전반에만 4골을 넣었다. 데얀의 멀티골에 이어 최종환, 몰리나가 골맛을 봤다.

김 감독은 “사실 경기 당일 개별적으로 선수 불러서 미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전에 수비수, 오후에 공격수 불러놓고 상대 전술 공략법을 얘기했는데 전반부터 맞아 떨어져 우리 페이스로 왔다”고 말했다.

서울은 빠른 전방 압박과 뒷공간 침투로 김천 수비를 무너뜨렸다.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사흘 전 강원FC 원정(1-1 무)에서 졸전을 펼친 뒤 선수단에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막 라운드) 광주전부터 상대에 맞게 변화를 줬다. 그런데 기존 내 틀을 선수에게 다 인지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변화를 준 것 같더라”며 “(강원전 직후) 선수에게 혼란스럽게 한 것 같다고 먼저 사과했다”고 말했다.

초심으로 돌아간 이날 보란듯이 대량 득점이 나왔다. 김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축구에 대해 모든 선수가 인지해야 변화를 줘도 따라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난 분명히 (나의) 축구에 대해 알고 있는데 ‘왜 저게 안 되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아직 부족하다. 기복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빠른 시간 내에 틀이 잡혀야 한다. 한 경기 잘하고, 한 경기 못해서는 안 된다”고 분발을 바랐다.

그는 또 “자극 아닌 자극도 줬다. (임)상협이의 (몸 상태를) 계속 올리려고 했는데 안 올라와서 지난 경기 명단에서 뺐다. 경기에 앞서 연습경기 통해 90분을 뛰게 했다”며 “상협이의 몸 상태가 좋아졌고 생각하는 게 바뀌었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도 앉혀놓고 옛날에 (포항에서) 한 영상을 잘라서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활을 알린 일류첸코에 대해서는 “(과거와 다른 건) 활동량이다. 지금 자꾸 가운데 박혀 있는데 예전엔 나와서 볼을 받아주고 공간 있을 때 빠져나가는 게 많았다. 지금은 한 번 받고 제자리 서 있거나 가운데 서 있는다. 그런 것을 인지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동료 역시 일류첸코의 부활을 위해 애쓰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일류첸코가) 제주전에서 페널티킥 한 골 넣었지 않느냐. 비하인드 얘기하면 (강)상우가 차고 싶다고 들었다. 그런데 (기)성용이가 ‘우리는 일류가 살아야 한다, 그래야 팀이 산다’고 상우에게 예기했다. 일류에게 기회 줬다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일류가 살아야 팀도 산다고 본다. 오늘 골 넣고 자신감 얻어 좋은 모습 보이면 팀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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