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와 3년간 총 1350억원 역대 최대규모 계약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프로야구 시청 유료화 시대가 열린다. OTT(Over the top) 사업자인 티빙이 5500원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했다. 모바일로 무료 야구를 즐기던 시대와 결별이다.

티빙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지상파 3사 중계와 별도다. 티빙은 KBO리그 전 경기(시범경기,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올스타전 등) 및 하이라이트, VOD 스트리밍 권리, 재판매 할 권리를 2026년까지 보유한다.

이번 계약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다. 3년간 총 1350억 원(연 평균 450억 원)이다. 기존 유무선 중계권 계약 규모인 5년간 총 1100억 원(연 평균 220억 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금액을 써낸 건 티빙 생존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티빙은 적자가 심화하고 있다.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2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후발 주자였던 쿠팡플레이가 지난 1월 월간활성자이용자수(MAU) 805만 명을 돌파했다. 티빙은 551만 명으로 답보 상태다.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로 이용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월 5500원 요금제로 프로야구를 비롯해 예능, 드라마, 영화 등 16만 개 이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강점도 내세웠다.

프로야구를 무료로 본 이용자 입장에선 유료화가 낯설다. ‘무료 중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800만 관중을 보유한 프로야구를 ‘보편적 시청권’으로 해석해 전국민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티빙과 KBO도 이런 목소리를 무조건 외면하긴 어려웠다. 티빙은 묘수를 꺼냈다. 생중계를 제외한 경기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이용자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 두 달간(3월9일~4월30일) 생중계를 무료로 시청하게 했다. 이후 한 달간 100원으로 티빙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5월까지 무료에 가깝게 생중계를 볼 수 있는 셈이다.

3년간 1350억 원을 베팅한 티빙으로서는 ‘생중계 완전 무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티빙 측은 지상파 및 스포츠 채널이 있기에 OTT까지 무료로 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최대한 요금을 낮게 책정했다. 광고형 요금제(5500원)는 베이직 요금제보다 약 4000원이 저렴하다. 여기에 예상을 깨고 화면 속 화면(PIP) 모드도 지원해 생중계를 보며 다른 앱을 이용하게 했다.

이번시즌 달라지는 점 가운데 하나는 이용자가 40초 미만 쇼츠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만들어 개인 채널에 올리게 했다. KBO 이경호 홍보팀장은 “티빙이 타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개인이 영상을 편집할 수 있게 하는 점을 기술평가서에 써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각종 ‘밈(meme)’과 ‘움짤(짧은 영상)’ 등 신규 야구팬 유입도 확대될 전망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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