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연승가도를 달리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우상의 기록도 넘어섰다.

신진서(24·세계랭킹 1위) 9단이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최강전 본선 최종국에서 중국 구쯔하오 9단에게 249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여러 기록을 세운 의미있는 우승이라 더 뜻깊다. 신진서는 중국 자오천위, 커제, 딩하오, 구쯔하오를 연파하고 대회 6연승으로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농심배 최다 연승(16승)과 최다 끝내기 연승(6승) 기록을 새로 썼다. 2005년 제6회 대회 ‘상하이 대첩’ 당시 이창호가 세웠던 통산 14연승과 끝내기 5연승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대기록을 연이어 작성한 신진서 9단은 “큰 판을 이겨서 뿌듯하고 첫 판을 둘 때만 해도 먼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6연승까지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창호와 비교에 대해선 “이창호 사범님은 내 우상”이라며 “레전드 선배 기사들과 비교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자신을 낮췄다.

신진서는 인공지능(AI) 바둑을 연구하는 기사다. 현재 AI 수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유사하게 구사해 ‘신공지능’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스스로는 이 과정을 “정말 재미없는 공부다. 그렇지만 그 재미없는 걸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했다. 신진서의 이 발언은 바둑 팬 사이에서 유명하다.

2000년생으로 올해 24세에 불과한 신진서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역시 자신의 전성기에 대해 “앞으로 최소 5년에서 많게는 10년까지 전성기를 이어 나가야만 한다”고 했다. “대국할 때 우승을 생각하면 안 되는데 아무래도 아른거리다 보니 나중엔 좋지 못한 바둑을 둔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정신을 바싹 차리고 둬서 이길 수 있었다”며 기뻐하는 모습에서 앳된 청년의 모습도 보였다.

신진서는 이 대회 우승으로 상금 5억원을 받았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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