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스코츠데일=윤세호 기자] 약속을 지켰다. 2022년 11월 LG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후 강팀에 와서 기쁘다며 정상 등극을 다짐했다. 목표로 삼은 20홈런 시즌을 이뤘고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는 시리즈 흐름을 바꾼 역전포도 쏘아 올렸다. 지난해 우승청부사로서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펼친 LG 박동원(34)이다.

만족은 없다. 2연속 우승과 이를 위해 더 나은 퍼포먼스를 다짐했다. 박동원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 스쿨 파크에서 훈련을 마친 후 염경엽 감독과 약속한 타율 0.280·30홈런 이상에 대해 말했다.

그는 “새해 감독님께 인사 전화를 드렸다. 감독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면서 올해 목표로 할 기록도 전달해주셨다”며 “사실 너무 어려운 숫자이기는 하다. 그래도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동기부여가 되는 목표를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냥 나온 기록은 아니다. 염 감독은 2024시즌의 운명이 야수진 베테랑 4인방에게 달렸다고 강조한다. 박동원 외에 김현수, 박해민, 오지환이 나란히 커리어하이 시즌에 가까운 활약을 하기를 바란다. 지난해에도 팀 타격지표 1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작년보다 더 강렬한 타선을 기대한다. 다소 약해진 불펜진을 타격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베테랑 4인방의 동반 활약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준비는 순조롭다. 박동원은 타격 훈련에서 끊임없이 큼지막한 대포를 쏘아 올린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비거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비시즌 동안 내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훈련했다. 이전보다 짧고 정확하게 치는 데에 중점을 뒀다”며 “지금 내가 신경 쓰는 것은 우측으로 향하는 타구의 질이다. 좌측은 안 본다. 맞히는 순간과 우측 타구만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전형적으로 당겨치는 풀히터. 그런데 이따금 우측으로도 타구를 날렸다. 우측 펜스를 강타하는 타구도 만들 정도로 공에 힘을 실어 넣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 경험을 축적하며 선구안을 향상했고 이제는 타구의 방향도 다양하게 가져가려 한다.

기록보다 큰 목표는 포수 골든글러브. 과거 히어로즈 시절부터 염 감독과 함께 세운 목표다. 그런데 그 어떤 포지션보다 골든글러브 난이도가 높다. 지난 10년 동안 양의지와 강민호 두 포수가 포수 황금장갑을 차지하고 있다. 둘 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 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꾸준히 활약하는 양의지와 강민호로 인해 포수임에도 홈런 30개는 넘겨야 최고가 될 수 있다.

“솔직히 그 두 형이 정말 너무 강하다. 냉정히 나 자신을 돌아보면 내가 두 형보다 잘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의 어려움을 전한 박동원은 “그래도 해보겠다. 포기는 안 할 것이다. 잘하는 두 형 또한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금장갑보다 큰 목표는 우승이다. 박동원은 “올해도 우리 팀은 강하다. 엔스와 꾸준히 불펜피칭하면서 공을 받고 있는데 공이 참 좋다. 그리고 작년 KS에서 영찬이가 정말 놀라웠다. 유영찬이 아니라 임찬규가 던지는 것처럼 커맨드가 좋았다. 큰 무대에서 강한 영찬이도 기대가 많이 된다”며 “한 번 우승했다고 무너질 수는 없다. 또 우승해야 한다. 우승하고 즐거웠던 그 상황을 또 느끼고 싶다”고 2년 연속 뜨거운 마지막을 응시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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