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지역은 지난 2011년 진도 9.0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는 물론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고 방사능이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이후 일본은 기존의 방파제를 더욱 강하고 높게 보강하며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 오늘 알쓸호이에서 다룰 기술은 바로 이런 ‘큰 파도를 버틸 단단한 방파제 만들기’다.

사실 무술의 수준으로 따졌을 때 지난 시간에 다룬 ‘흘리기’가 보통 더 높은 수준의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런데도 흘리기를 먼저 다룬 이유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격투나 싸움보다는 ‘호신’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는, 특히 여성분이 많으실 거라 생각해서이기도 하고, 또 격투나 싸움이 아닌 이상 상대가 늘 강하게 공격해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멱살이나 손목을 잡으러 빠르게 뻗어오는 손, 엉덩이나 가슴으로 향하는 치한의 은밀한 손길 등에 대응하는 데에는 ‘흘리기’가 아주 좋은 방법이다.

오늘 다루는 ‘방파제 되기’는 일단 플랭크라는 전신 운동을 통해 감각을 잡으면 좋다. 일반인들이 1분 버티기도 힘들다는 바로 그 운동이다. 플랭크는 쉽게 말해 ‘엎드려뻗쳐’ 동작과 동일하다. 난이도에 따라 손바닥을 땅에 대고 있어도 되고 팔 전완부를 이용해도 된다. 중요한 점은 곧게 뻗은 몸통이 앞뒤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강하게 고정력을 만들어 버티는 것이다. 그리고 버티기 위해서 몸의 어느 부위에 어떻게 얼마만큼의 힘이 들어가는지 잘 느껴보자.

자, 이제 이 감각을 바로 선 상태에서 한순간에 만들어보자. 이번 내용도 첨부된 영상을 참고해 연습하면 좋다.

먼저 상대에게 앞으로 다가서며 크게 주먹을 휘둘러 달라고 하자. 이런 큰 에너지가 실린 공격을 제자리에서 막으면 절대 안 된다. 상대도 어느 위치 정도에서 타격이 완성된다라는 걸 계산하고 들어오기 때문에 모든 에너지가 그 한 점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휘둘러지고 있는 상대의 팔 궤도 안쪽으로 한발 먼저 들어가 궤도가 완성되지 않도록 미리 끊어야 한다.

한 발 상대쪽으로 내디디며 두 팔을 올려 휘둘러지고 있는 상대의 팔에 부딪히자. 플랭크 연습의 효과가 여기서 나와야 한다. 부딪히는 순간, 내 몸이 마치 하나의 기둥이 된 듯, 벽이 된 듯, 어딘가 굽혀지지 않고 곧게 서 있어야 한다. 내가 팔을 휘두르다가 어딘가 기둥에 부딪혔다고 생각해보자. 그 때 느껴질 고통을 상대가 동일하게 느끼면 기술이 성공한 것이다.

중요한 팁 한가지. 상대에게 부딪히는 팔의 팔꿈치 각도가 90도 이상, 즉 둔각이 되어야 한다. 90도 이하가 되면 부딪히는 충격에 접혀버리기 쉽다. 강한 벽을 만들어야 되는데 팔이 접히면 상대의 주먹은 그대로 내 얼굴에 꽂히게 된다.

방파제는 넓고 높은 벽의 형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흔히 테트라포드라고 불리는 네 개의 뿔이 튀어나온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엉겨있는 것도 있다. 이런 방파제는 큰 파도가 쳤을 때 에너지를 분산시켜 충격력 자체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런 방파제의 이미지도 기술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정말 무술의 높은 단계에서 다루는 것이다. 독자분께서 칼럼 내용을 꾸준히 연습하고, 필자도 계속 이 칼럼을 쓰면 언젠가는 다룰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노경열 JKD KOREA 정무절권도 대한민국 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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