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건 자기 자신입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늘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온 가수 이효리다운 축사였다. 이효리는 1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3년 학위수여식’에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모교 후배들을 위한 축사를 전했다.

국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98학번인 이효리는 신입생 시절인 1998년, 20살 나이에 핑클 멤버로 발탁돼 연예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이효리는 자신의 대학시절이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는 입학할 때 노래, 연기, 외모에 있어 특출나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는데 8년이 넘게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연설을 찾아보니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의 주의, 주장, 의견을 진술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주의, 주장, 의견은 제가 평소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라며 “오히려 제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시거나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삶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제게 더 큰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여기서 여러분께 연설을 늘어놓고 싶지 않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효리는 축사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는 “마음 가는대로 살기 바란다. 여러분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여러분 자신이다. 타인의 말보다 귀담아 들어야 하는 건 자신의 마음의 소리다”라고 강조하며 “누군가 멋진 말로 나를 이끌어주길, 나에게 깨달음을 주길, 내 삶이 더 수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려라. 그런 사람들 무리의 먹잇감이 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어 “‘나는 나약해, 바보같아, 나는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야’라는 부정적 소리는 진짜 자신의 소리가 아니다. 나 역시 그런 소리에 흔들리고 좌절하곤 하지만 ‘넌 최선을 다해 잘 하고 있어.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라고 목청껏 얘기해주고 있다”며 “그 너머의 소리는 늘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고 나를 좋은 길로 가도록 항상 얘기해주고 있다. 귀를 기울여보라. 지금은 작아서 못 들을 수 있지만 믿음을 갖고 들으면 그 소리가 점점 커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입학 8년만인 2006년 학사모를 썼던 이효리는 후배들을 위한 축사가 자기 자신을 위한 위로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효리는 “어차피 인생은 ‘독고다이’(스스로 결정하여 홀로 일을 처리하거나 그런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라 생각하고 쭉 가다보면 정말 소중한 인연을 만날 때가 있다. 꼭 많이 부딪히며 진짜 자기 이야기로 만들어가길 응원하겠다”며 “졸업생 여러분을 위해 이 연설문을 썼다고 생각하는데 어젯밤 다시 읽어보니 저를 위해 쓴 것이다. 제게 지금 필요한 이야기를 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효리는 ‘치티 치티 뱅 뱅’(Chitty Chitty Bang Bang)을 부르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것을 강조한 이날 연설의 의미를 더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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