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명승부였다.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여자핸드볼 H리그 1, 2위를 달리는 SK와 경남이 맞붙었다.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팀 모두 창과 방패였다.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SK와 경남은 9일 서울시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신한 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 30-30으로 비겼다.

SK는 해결사 강경민이 빛난 경기였다. 동시에 강경민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반면 경남은 전반 2점차로 이긴 경기를 후반 동점으로 만든 뒷심 부족이 아쉬웠다. SK는 9승 1무 1패(승점 19점)으로 1위를 유지했다. 경남은 8승 1무 2패(승점 17점)로 2위에 머물렀다.

전반 초반은 SK 강경민 독무대였다. 혼자 연달아 4골을 넣었다. SK 골 절반이 강경민이었다. 경남은 5분만에 첫 골을 넣을 정도로 SK 기세에 눌렸다. 물론 경남에게도 기회가 금방 찾아왔다. 경남 에이스 이연경에 수비가 몰리자 허유진에 찬스를 돌렸다. 경남은 SK 실책을 틈타 9-8까지 따라붙었다.

양팀 골키퍼의 세이브가 번갈아 나왔다. 서로 1골씩 주고받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경남 골키퍼 오사라 선방으로 SK가 14-16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은 SK 저력과 한계를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경남 실책과 2분간 퇴장을 틈타 20-18로 곧바로 역전했다. SK는 강은혜를 활용한 피봇 플레이로 득점을 이어갔다. 경남은 빠른 속공으로 따라붙었으나 역전에 실패했다.

SK에서도 복기할 측면이 있다. 후반 23분 피벗 강은혜가 득점한 이후 경기 종료까지 7분간 득점을 하지 못했다. 한점이라도 득점했더라면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경남에서는 28-30으로 뒤진 경기에서 좀 더 밀어붙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특히 경남 김현창 감독 항의로 벤치 경고가 두 차례 이어지며 2분간 선수 퇴장까지 이어진 점은 분명 되짚어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경남은 차근차근 따라 붙으며 30-30을 만들었다. 후반 25분, SK는 속공 찬스에서 강경민이 질주하며 김하경에 준 패스가 오히려 아쉬웠다. 본인이 마무리했어도 될 찬스였다. 김하경은 경남 골키퍼 오사라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26분, 경남 이연경은 회심의 슛을 던졌으나 SK 골키퍼 이민지가 정확하게 방향을 읽고 막아냈다. SK에게 다시 기회가 넘어왔다. 패스로 지공을 펼치다 강경민이 센터에서 우측으로 치고 나가며 바운드로 슈팅을 했다. 골키퍼 오사라가 오른발로 ‘뻥’ 차냈다. 경남이 이 골을 허용했다면 종료 2분간 뒤집기 어려웠을 뻔했다.

종료 2분은 남기고 마지막 공격. 경남은 패스과정에 볼을 흘리는 미스를 범하면서도, 이연경이 가까스로 볼을 살려냈다. 방심한 SK 수비 중앙이 빈 순간, 경남 피벗 김소라가 득점에 성공하며 결국 30-30을 만들었다.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1분30초. SK 김경진 감독은 작전 시간을 요청했다. 패턴 플레이를 주문했다. 왼쪽 대각에서 이연주가 슛을 했다. 경남 골키퍼 오사라가 다시 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세이브 1위(151개) 오사라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SK로서는 마지막 집중력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마지막 종료 1분 전, 경남 김 감독도 작전시간을 불렀다. 약속된 패턴 플레이를 요청이 들어갔다. 성공했더라면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야속하게도 패턴이 읽혔다. SK가 중앙 피벗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차단했다. 이어진 속공에서 강경민은 피벗 강은혜를 선택했다. 강은혜와 오사라 1대1 대결에서 또 오사라가 강은혜 공격을 막아냈다.

SK 골키퍼 이민지도 종료 3초 전, 경남 이연경이 쏜 회심의 슛을 막아냈다. 이연경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SK는 강경민이 11골, 강은혜와 유소정이 6골씩 넣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SK 골키퍼 이민지는 13세이브로 통산 800세이브를 달성했다. 경남은 이연경과 허유진이 8골씩 기록했다. 오사라 골키퍼가 13세이브를 기록했다. 경기 MVP는 SK 강경민이 선정됐다.

경남 골키퍼 오사라는 “비겨서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연패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쉽지 않은 경기가 많이 남아 있는데 다 같이 합심해서 다음 경기는 꼭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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