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기자] “이래서 이효리, 이효리 하나 싶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PD들도 이효리의 파급력은 물론 입담에 감탄했다.

이효리가 데뷔 처음 단독 진행을 맞는 KBS2 ‘더 시즌즈 - 이효리의 레드카펫’이 5일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 방송에 앞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 이효리를 비롯해 최승희 PD, 밴드 마스터이자 그룹 멜로망스 정동환, 김태준 PD가 함께했다.

‘더 시즌즈’는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KBS2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잇는다. 지난 2022년 ‘유희열의 스케치북’ 종영 후 도입한 연간 프로젝트인 ‘더 시즌즈’는 박재범, 잔나비의 최정훈, 그룹 악동뮤지션을 거쳐 이효리가 진행을 맡게 됐다.

이효리가 진행을 맡는다고 전해지며 프로그램 이름도 주목을 함께 받았다. 그렇게 낙점된 이름은 ‘레드카펫’으로, 이효리는 “제가 워낙 정열적인 이미지라 핑클 시절부터 ‘레드’가 제 퍼스널 컬러였다. 그래서 ‘레드데빌’, ‘붉은악마’ 등 여러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며 “‘레드카펫’이 된 이유는 레드카펫은 좋은 날에 걷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처럼 우리 프로그램도 출연하는 가수들이나 시청자들이 특별한 날 볼 수 있는 선물처럼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제 데뷔 첫 단독 진행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꾸준히 봤던 프로그램이라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요즘 젊은 친구들이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재밌어졌다. 제 기억 속 프로그램의 무게감과 함께 그 친구들의 느낌을 섞어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과거 그룹 핑클의 멤버로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솔로가수로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KBS2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기도 했던 이효리는 “과거에 제가 다른 집에 손님으로 갔다면 이제는 제가 음식을 차리고 손님을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다른 점을 묘사했다. 그는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배우고 성장하고 싶고 또, 음악적인 경험을 많이 배우고 싶다”며 “또, 제가 제주도에서 10년을 살면서 인맥이 많이 없어졌는데 이번 프로그램으로 인맥을 많이 쌓고 싶다”고 포부를 남겼다.

‘더 시즌즈’의 밴드 마스터로 네 번째 시즌을 맞게 된 멜로망스 정동환은 “나이대가 비슷했던 다른 진행자들과 다르게 이효리 선배님과 하려니 긴장이 많이 된다”며 “‘이효리의 레드카펫’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레드카펫에서 가장 중요한게 포토월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드리고 싶다. 또, 제가 선배님의 오른팔과 다리 모두를 담당하고 싶다”고 제작발표회부터 남다른 케미를 예고했다.

MC 이효리를 섭외한 이유에 김태준 PD는 “제작진 입장에서는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다. 이효리가 저희 방송을 보고 음악 하는 선후배들과 같이 음악 얘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출연 제의를 해주셨다”며 “또, 제주도에서 매번 올라오셔서 촬영 시간이 촉박할 텐데도 저희가 다른 가수들의 음악 작업실 방문을 제안했는데 이걸 흔쾌히 수락하셨다”고 ‘레드카펫’만의 프로젝트를 귀띔했다.

연간 프로젝트로 운영되는 만큼 앞선 MC들은 약 3개월간 ‘더 시즌즈’를 진행했다. 최승희 PD는 “진행자 분들도 막상 진행해보면 짧다고 생각하시고 저희 역시 기간이 아쉽다”며 “기존에는 MC 분들이 정해지면 저희 제작진 사이에서는 후임 MC가 정해졌다. 근데 지금 ‘레드카펫’의 경우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10년, 20년의 연간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고 이효리도 몰랐던 최장기 연간 프로젝트를 고민 중이라고 해 그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첫 회 게스트로 그룹 블랙핑크 제니, 배우 이정은, 방송인 신동엽 등 엄청난 명단이 화제가 됐다. PD들은 이를 ‘이효리 효과’라며 “저희가 ‘더 시즌즈’ 섭외 전화를 드리면 진행자 이효리라는 말에 스케줄 조정해서라도 오신다고 하셔서 ‘이래서 이효리 이효리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로 이문세, 조용필, 서태지, 김동률 등 평소 방송에 볼 수 없던 이들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효리 역시 “저도 보고 싶은 분이 많다. 특히 동률 오빠가 방송 출연을 최근 안하시니 보고 싶기도 하고 롤러코스터도 사실 너무 보고 싶다”고 말하며 앞으로 출연할 게스트에 기대감을 자아냈다.

매번 화제의 중심에 서는 탓에 화재 보험에 들었다며 웃음을 안긴 이효리는 “올해가 ‘갑진년’(甲辰年)인데 값진 여자인 저 이효리가 출연자들을 탈탈 터시는 모습을 잘 봐주시길 바란다”고 시청포인트를 남겼다.

이효리가 첫 단독 진행을 맡은 ‘더 시즌즈’는 이날 오후 11시 20분에 방송된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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