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샌디에이고가 고우석(25)을 품었다. 괜찮은 투자다. 팀 기조가 변했다. 가난해졌다. 돈을 막 쓸 수 없다. 전력 보강은 또 해야 한다. ‘가성비’ 선수를 찾았다.

샌디에이고는 4일(한국시간) 고우석과 2년 계약을 마쳤다. 2024년 연봉 175만 달러(약 23억원), 2025년 연봉 225만 달러(약 29억원)다.

2026년 1년 옵션이 붙었다. 300만 달러(약 39억원)짜리다. 실행하지 않을 경우 50만 달러(약 6억5000만원)를 바이아웃 금액으로 받는다. 보장액 450만 달러(약 59억원) 계약이다. 최대 700만 달러(약 92억원)다.

보장액도 한화로 60억원에 가까운 계약이다. 거액이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는 또 아니다. 2023년 불펜투수 평균 연봉이 약 232만 달러(약 30억4000만원)였다. 과거에 비해 불펜투수의 몸값이 많이 오르기는 했다. 그래도 아직은 높은 편이 아니다.

고우석이 보장액이 450만 달러다. 2년간 평균 225만 달러. 2023년 불펜투수 평균 연봉보다 낮다. 2024년 연봉은 채 200만 달러도 되지 않는다.

연봉이 곧 자리인 곳이 메이저리그다. 고우석에게 불리하다면 불리한 조건이다. 450만 달러는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는 금액이다.

팀이 샌디에이고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중계사 파산으로 중계권료를 받지 못했다. 중계권료 6000만 달러(약 786억원)가 허공에 사라졌다. 심지어 가을야구도 가지 못했다. 그만큼 수입이 줄었다.

급여 지급을 위해 긴급 대출까지 받았을 정도다. 그동안 돈을 ‘펑펑’ 썼다. 이제는 아니다. 매니 마차도(3억5000만 달러),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3억4000만 달러), 잰더 보가츠(2억 8000만 달러) 등 이미 맺은 계약도 감당이 안 된다.

야구는 계속된다. 전력 보강을 안 할 수도 없다. 2023시즌 후 마무리 조시 헤이더가 FA가 됐다. 잡고 싶다. 돈이 안 된다. 대신 ‘싼 매물’을 알아봤다.

첫 번째 결과물이 마쓰이 유키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236세이브 투수. 약점인 제구 불안도 2023년 어느 정도 해소했다. 9이닝당 볼넷 2.0개로 데뷔 후 가장 좋다.

5년 2800만 달러(약 367억원)를 안겼다. 연간 560만 달러(약 73억원)다. 마무리가 되면 인센티브가 붙는다. 최대 3360만 달러(약 440억원)가 된다. 연평균 672만 달러(약 88억원)다. 폭발적인 구위를 보유한 투수다. 터지면 대박이다.

다음 타깃이 고우석이었다. 이쪽은 더 적은 돈이 들어갔다. 시속 150㎞ 중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다. KBO리그 통산 139세이브라는 실적도 있다. 2023년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2022년에는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을 찍었다.

한국과 일본의 최고 마무리 투수를 데려갔다. 합계 3250만 달러(약 426억원)를 들였다. 최대 금액도 4050만 달러(약 531억원)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야마모토 요시노부(3억2500만 달러) 계약의 1/8 수준이다.

마쓰이가 좌완, 고우석이 우완이다. 평균으로 97~98마일(약 156~158km)을 뿌리는 로버트 수아레즈라는 기존 자원도 있다. 구위라면 뒤지지 않는다.

추가로 밖에서 거물을 데려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고우석이 ‘마지막 퍼즐’일수도 있다는 뜻이다. 빅 리그 ‘최고의 가성비’ 투수가 될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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