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정여립이 꿈꾸던 대동세상을 아시나요?”

최근 역사를 기반으로 한 영화 ‘노량’이 인기몰이하는 가운데 역사적 인물 정여립의 삶을 조명하는 소설이 출간돼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소설가 김용상이 쓴 소설 ‘黨爭의 쏘시개로 스러진 先覺者-정여립’(신아출판사)이다.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정여립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 오늘날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역사는 되풀이되며, 역사에서 배워야 함을 일깨운다.

정여립(1546~1589)은 조선 중기 전라도 전주에서 태어나 스물네 살 문과에 급제해 성균관 학유 예조좌랑, 홍문관수찬 등을 지냈다. 당시 매우 혁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정여립은 “천하는 모두의 것이므로 일정한 주인이 없다”, “백성이 임금보다 중요하므로 왕위 계승은 혈통보다 자격을 갖추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등 파격적인 발언을 했고, 조정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간 후에는 신분 제약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대동계를 만들어 왜구를 격퇴하는 등 활약했다.

그러나 1589년에 대동계가 역모를 준비 중이라는 투서가 조정에 들어가게 되고 정여립은 스스로 자결하며 삶을 마감했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쓰면서 정여립이 살아가던 시대와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돼 놀라웠다고 밝혔다.

김용상 작가는 “소설을 쓰며 문득 430여 년 전의 조선과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권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었다. 그리고 부끄럽기도 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권은 민생 챙기기보다 정쟁하기에 더 바쁜 건 엄연한 사실이다. 과연 우리는 언제쯤 대동세상을 살아볼 수 있을까, 우리 생전에 그런 세상을 살아볼 수는 있는 걸까, 그것이 궁금해진다”고 밝혔다.

정여립이 꿈꾸던 대동세상(大同世上)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하는 대도大道가 구현된 세상’을 말한다. 신분의 높고 낮음이나 재산의 유무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려 가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질고 신의가 두터운 사람 중에서 통치자를 구해, 그가 반듯한 정치를 펼 수 있게 도와 모두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한마음으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여립이 바라던 대동세상은 430년이 지난 지금도 실현되지 않았다.

소설은 벼슬을 지내다 정치에 환멸을 느낀 정여립이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낙향한 대목에서 시작된다. 정여립의 삶과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점점 더 나빠져 가는 현실의 바퀴를 멈춰 세우기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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