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내년부터 ‘피치클록’ 도입…“심판·선수 모두 혼란 겪을 것” 예상도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연봉 7억 달러를 받으며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가 세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되면 투수는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오타니가 이에 대한 이유로 ‘피치 클록’으로 인한 피로 누적 등을 이유로 들고 있어 내년부터 한국 프로야구에 도입될 피치 클록에 대해 ‘투수 혹사’ 등의 논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24일 일본 NHK가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내 목표는 다저스와 계약한 10년 동안 투타겸업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누구도 투타겸업을 길게 이어간 적이 없으니 내가 언제까지 투타겸업을 할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다. 물론 전력을 다할 거라는 건 약속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한 번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면, 현실적으로 투수로 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투타겸업’은 2026년부터 다시 시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앞서 오타니는 2018년 10월에 팔꿈치 수술을 받아 2019년에는 타자로만 뛴 바가 있다. 수술 이후 재활 등메디컬 체크를 통해 2021∼2023년에는 투타겸업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메이저리그에서 ‘오타니 신드롬’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러나 다시 지난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해 내년에는 타자로만 뛸 계획이다.

오타니의 연이은 팔꿈치 수술에는 피치 클록으로 인한 피로 축적의 하나의 원인이라고 꼽고 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24일(한국시간) “오타니가 이번 시즌 팔꿈치 통증을 느낀 원인의 하나로 올해 도입된 피치 클록을 꼽았다”고 밝혔다. 피치클록은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제도로 주자가 있을 때 투수들의 투구 간격을 20초, 주자가 없을 때 투구 간격은 15초 안에 볼을 던져야 한다. 이를 위반할 때는 볼 1개를 벌칙으로 받는다.

오타니는 “(피치 클록으로) 피로가 쉽게 쌓이는 것 같다.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 던져야 한다”며 “이에 대한 적응이 앞으로의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메이저리그 피치클록은 더욱 강화된다. 투수가 있을 때 투구는 기존 20초에서 18초로 단축 돼 투수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편 KBO리그 역시 메이저리그와 같은 피치 클록 규정(20초)을 적용한다.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 프론트 한 관계자는 “피치클록을 1년 정도 시범적으로 도입한 뒤에 해도 늦지 않은데 적응할 시간도 없이 곧바로 내년에 적용하면 선수들에게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심판도 선수도 우왕좌왕하는 내년 시즌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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