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IT업계에서 후발주자가 시장에 안착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비교적 뒤늦게 골프장 부킹 서비스에 뛰어든 ‘카카오골프예약’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빠르게 안착해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다.

카카오골프예약을 론칭한 카카오VX는 올해 7월까지 국내 350여개 골프장과 제휴를 맺었다. 최근에는 라쿠텐 그룹과 업무제휴를 맺고 일본 진출에도 성공했다. 일본 최대규모의 골프장 예약사이트인 라쿠텐 고라와 협업으로 별도의 번역이나 회원가입 없이 150여개 일본 골프장 티타임을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다.

후발주자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나름의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 카카오골프예약은 셀프 체크인과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코스를 확인하고 공략할 수 있는 ‘모바일 야디지’ 기능을 출시하는 등 스마트 골프장 사업 영역과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업계 최초로 우천 홀아웃 시 20만원을 보상하고, 무제한 청약과 필드 홀인원 보상, 골프 중 상해보험 등 일곱가지 혜택을 담은 ‘카카오골프예약 멤버십(구독) 서비스’를 선보여 부킹 플랫폼 패러다임을 바꿨다.

특히 비대면 셀프 체크인이나 티타임 청약 기능 등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은 골퍼들에게 이미 일상이 됐다. 비대면 셀프 체크인과 티타임 청약 기능을 도입한 골프장 중 일부는 이용률의 90% 이상이 카카오골프예약을 통해 이뤄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카카오VX의 독창적인 기술은 골프장 이용 쏠림 현상을 완화해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한 탓에 골프장 이용률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데, 티타임 청약과 모바일 야디지 등을 도입한 이후 경상, 전라권 등 모든 권역으로 이용객이 분산되고 있다. 연령층 또한 10대부터 60대까지 폭넓게 분포해 이용자 편의성을 배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골프예약과 제휴를 맺은 제주지역의 한 골프장 매니저는 “제주는 해외, 특히 일본과 여행 패턴이 비슷한 측면이 있어 경쟁 상대가 해외 골프장이다. 올해는 입도하는 골프 내방객이 지난해보다 17%가량 감소해 고민이 크다”면서도 “카카오골프예약으로 예약하는 팀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카카오골프예약 티타임은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어 IT 발전을 통해 예약 패턴 변화와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역 특성상 티타임 예약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항공권과 렌터카, 숙소 등이 수반돼야 하므로 카카오골프예약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하면 이용객 증가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골프장과 직접 경쟁해야하는 충청권 골프장 고객팀장은 “카카오골프예약과 제휴를 맺은 뒤 해당 업체 담당자와 특가전을 먼저 기획해 정기적으로 운영했고, 푸시알림과 상단노출 등 홍보를 통해 지난해보다 10배가량 예약팀이 증가했다”며 “골프장 홈페이지로는 티타임 판매가 어렵고, 잔여티 노출도 한계가 있는데 카카오골프예약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골프장 관계자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지역별로 다른 니즈에 특화한 서비스를 전개하는 등의 시도가 내장객 유치로 이어지니 이득”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충청권 골프장 직원은 “충남은 수도권 골퍼가 당일치기로 방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1박2일로 팀을 구성해 즐기는 경우가 많고, 이들을 제외하면 대전이나 세종에서 당일로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새벽이나 오후 늦은 시간대, 월요일 등의 예약이 부진한데, 카카오골프예약과 제휴를 맺은 뒤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 브랜드가 가진 젊은 느낌 덕분에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됐다. 영업부서가 따로 없는 골프장은 카카오골프예약이 이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다양한 프로모션과 프로젝트를 함께 전개하고 싶은 욕심이 들 정도”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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