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도날드, 세계 두 번째 음성 지원 키오스크 도입

[스포츠서울 | 표권향기자] “제가 혼자 (키오스크로 주문을) 할 수 있다고요?”

여전히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 무인 단말기) 사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디지털 기기 취약계층이 많다. 특히 기계 작동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개인 사정으로 접근이 힘든 장애인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신을 앞세운 국가와 지자체, 기업들이 맞춤형 기기 제작 및 교육 서비스 등 지원에 나서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은 14년 만에 직원의 도움 없이 음식을 직접 주문했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를 방문한 그는 음성 안내 기능이 탑재된 키오스크를 이용해 원하는 메뉴를 스스로 고르고 결제까지 마쳤다.

음성 지원 키오스크 아래에는 점자블록이 있어 시각장애인에게 기기 위치를 알려준다. 음성 안내에 따라 방향 설정키로 메뉴 설정부터 결제까지 주문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점자가 적힌 테이블 텐트 또는 진동벨을 선택하면 직원의 도움으로 자리 이동 후 음식을 전달받는다. 해당 기기에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높낮이 조절 기능도 추가됐다.

맥도날드의 키오스크 음성 안내 키오스크는 현재 전 세계에서 미국과 한국에만 설치됐다. 해당 기기는 이달 기준 서울 지역 16개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내년 1분기까지 전국 직영 매장으로 확대 설치될 계획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자사는 포용 가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어려움 없이 매장 메뉴를 키오스크로 주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음성안내 키오스크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 고령층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등…정부·지자체·기업 등 노력 이어져

고령층이 공공장소, 은행, 영화관, 식당 등에 즐비한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작동에 대한 불편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꼽힌다. 작동법을 아는 젊은이나 직원에게 문의할 수도 있지만, 혹여나 민폐끼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해야 하는 키오스크가 있는 장소의 방문은 부담스러워 일상생활까지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은 디지털 기기와의 관계폭을 줄이는데 필요한 교육과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는 지난 8월부터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문해교육을 실시 중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번달 9일까지 안동시 강남동 소재 햄버거 체인점에서 ‘디지털 새싹교실’을 통해 키오스크 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자리에는 교육생 5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8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박물회’에서는 디지털 기기 프로그램 체험 기회를 마련해 키오스크 교육이 이어졌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서울 송파노인종합복지관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키오스크 서비스의 편의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특허청 주최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이 열려 관람객들이 키오스크를 통해 건강측점 등을 체험했다.

키오스크는 정보 서비스와 업무 무인·자동화를 통해 대중이 쉽게 이용 가능하도록 설치한 무인 단말기다. 자영업자에게는 고용 부담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 기기 조작법을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은 노년, 장애인, 중장년, 어린이 등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인공지능(AI) 키오스크의 지속적인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맥도날드의 사례는 좋은 시너지를 낳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많은 가게들이 고객 맞춤형 키오스크를 도입해 비문해자라는 차별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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