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부산사나이’ 엄재웅(33)이 5년 만에 왕좌에 올랐다. ‘불혹의 대상 후보’ 박상현(40·동아제약)을 제치고 따낸 우승이어서 더 값지다.

엄재웅은 29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2연속대회 우승으로 제네시스 대상포인트 역전을 노렸던 박상현은 뒷심 부족으로 2위(12언더파 272타)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엄재웅은 초기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3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2018년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생애 첫 승을 따냈다. 그러나 고질적인 손목 통증으로 들쑥날쑥한 성적을 내다가 2021년 7월 병가를 신청하고 2년간 재활에 매진했다.

올해 7월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복귀한 그는 복귀 3개월여 만에 코리안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휴온스 셀러브러티 프로암도 부산에서 열렸는데, 고향에서 자신의 2승을 모두 챙겨 ‘부산사나이’ 입지를 굳혔다.

올해는 주로 아시안투어에서 활동했다. 뉴질랜드 오픈과 인터내셔널 시리즈 싱가포르에서 준우승하는 등 상승세였는데, 코리안투어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박상현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엄재웅은 전반 한때 3타차로 앞서기도 했다. 박상현도 우승 욕심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추격해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기어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흔들릴 법도 했지만, 14번홀(파4)에서 박상현이 1타를 잃은 탓에 16번홀(파3)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박상현은 16번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뼈아픈 실수를 했다. 엄재웅도 이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박상현과의 타수 차를 2타로 벌렸다.

마지막 홀에 오른 엄재웅은 박상현이 다시 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편안하게 파 퍼트에 성공해 3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2억원과 함께 보너스 상금 2억원까지 총 4억원을 받았다. 보너스 상금은 상금랭킹에 포함되지 않는다.

박상현은 준우승 상금 1억원을 받아 상금랭킹 1위(7억5429만5086원)로 올라섰다. 시즌 상금 7억원 돌파는 한승수(7억2329만1110원)에 이어 박상현이 두 번째다.

제네시스 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함정우(29·하나금융그룹)는 이날 두 타를 줄여 9언더파 275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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