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감이 돌아오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한국인 전성시대를 이끌던 여제들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폭발적인 비거리와 보이시한 매력으로 큰 팬덤을 형성한 ‘남달라’ 박성현(30·솔레어)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LPGA투어에서 모두 신인왕을 거머쥔 ‘핫식스’ 이정은6(27·대방건설)가 재기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성현은 시즌을 마무리했고, 이정은은 남은 대회에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부상과 부진으로 스윙이 무너진 뒤 회복하지 못해 애를 태우던 이들은 지난 22일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에서 막을 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모처럼 웃었다.

둘 다 “감이 돌아오고 있다. 무너졌던 스윙을 회복 중”이라고 반색했다. 박성현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 16위에 올랐다. 지난해 6월 숍라이트 클래식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톱20에 올랐다. 특히 최종라운드에서는 6타를 줄였는데, 2019년 8월 포틀랜드 클래식 2라운드(7언더파) 이후 4년2개월 만의 개인 18홀 최소타다.

2017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 시드를 얻은 그는 세 시즌 만에 7승을 따내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허리와 어깨 등 부상에 발목을 잡히는 등 부진에 빠졌다.

그는 “부상 후 기량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만이었던 것 같다. 3~4년간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준비했는데, 이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성현은 “자신감을 얻었는데 시즌이 끝나서 아쉽다”면서도 “이 느낌을 내년 시즌으로 잇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훈련도 일찍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대회 경기력이라면 내년에 분명 우승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재기 의사를 밝혔다.

이정은은 시즌 첫 톱10에 올라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정은이 기록한 12언더파 276타와 공동 5위 모두 올시즌 최고 성적. 그는 “스윙이 무너져 교정을 계속했다. LPGA투어에 진출한 뒤 코치없이 혼자 훈련하다가 나도 모르게 스윙이 무너졌다. 2~3년 고생한 것 같은데, 이제 감각을 찾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그는 “백스윙 때 오른 어깨가 충분히 회전하지 못하고, 다운스윙 때는 중심이동을 하지 못한채 회전해 샷이 들쑥날쑥했다. 이 두 가지를 일관성있게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는데, 나쁜 습관을 많이 개선한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2018년 퀄리파잉시리즈를 통해 조건부 시드를 따낸 이정은은 2019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퀸 지위를 얻었다. 2019년 LPGA투어 신인왕을 따내며 황금기를 연 것처럼 보였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졌다. 2020년 상금랭킹 57위, 2021년 13위, 지난해 42위 등 롤러코스터 시즌을 보냈는데, 스윙이 무너진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자신의 기량을 회복한 이정은은 “실수를 줄이면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레슨 받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남은 대회에서는 굿샷을 많이하는 것보다 실수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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