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알아달라는 얘기로 비친다. 지난 4년간 열심히 뛰어다녔고 괄목할 만한 성과도 있다는 강조의 목소리다. 연일 성과보고 형식의 메시지를 내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얘기다.

KPGA는 사실상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연임의사를 분명히 밝힌 구자철 회장은 지난 4년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외형을 확장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외형을 키웠으니 다음 4년은 내실을 다지겠다”는 다짐도 이미 했다.

카운슬러형 그룹인 아너스K를 창설해 한장상 인비테이셔널로 대표되는 대회 주최사로 KPGA 외형 확장에 도움을 줬다. 협회 측은 “아너스K가 2021년 창설 후 올해까지 7개 대회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단발에 그친 대회도 있고, 2~3년 계속 개최하는 대회도 있다. 어쨌든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가 생긴 건 외형 확장으로 볼 만하다. 무엇보다 아너스K가 주니어 육성과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여자에 비해 저변이 약한 남자 주니어 선수층을 아너스K가 주도적으로 확장하는 건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

이견은 있지만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표면적으로는 도드라져 보인다. DP월드투어와 손잡고 코리아챔피언십을 개최했고, PGA와 협력 관계를 맺고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늘렸다. 제네시스 포인트에 따라 PGA 콘페리(2부)투어 퀄리파잉 스쿨 2차 예선 직행과 본선 직행 티켓을 주는 건 획기적인 발상이라는 평가도 일부 있다.

어쨌든 PGA투어를 최종 목표로 삼은 코리안투어 영건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동기부여다.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랭커가 되려면 코리안투어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야 한다. 코리안투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제도다. 구 회장이 나서서 “내가 이런 걸 만들었다”라고 외치지 않아도, 협회장과 사무국이 만든 제도라는 걸 회원들은 안다.

마음이 급하다는 건 넥스트 스텝을 강조할 시기에 지나간 공적을 알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선거가 한 달가량 남은 시점에 과거를 끄집어내는 건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아너스K든 해외투어 진출 기회 확장이든 프로세스가 완전히 정립된 게 아니어서다.

당장 제네시스와 파트너십 유지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KPGA 최대 협력사인 제네시스와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 재계약 체결 여부와 더불어 대회 유지 또는 증설에 관한 이슈가 선수들에게는 더 크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는데 협회나 제네시스 측 모두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성실하게 협상할 것”이라는 말만 하고 있다.

코리아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는 코리안투어 선수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이 역시 선수들의 불안감을 줄여줘야 할 부분이다. 산재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게 자화자찬보다 효과적인 유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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