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골프는 장타자가 유리하다. 티샷을 멀리 보내면 두 번째 샷을 짧은 클럽으로 할 수 있어서다. 클럽 길이가 짧으면 컨트롤이 용이하다. 핀에 가깝게 붙일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대회를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르면 장타자는 두려움을 떨칠 수 있다. 타수가 아닌 누적 점수제로 순위를 가리므로 약간 실수해도 만회할 기회가 있다.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잃지만, 버디 2점, 이글 5점, 앨버트로스 8점 등을 얻을 수 있으므로 공격적인 측면에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장타여왕’ 방신실(19·KB금융그룹)이 압도적인 힘을 앞세워 두 번째 트로피를 수집했다.

방신실은 15일 전북 익산 컨트리클럽(파72·672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쳐 14점을 얻은 뒤 보기 1개로 1점을 잃었다.

13점을 추가한 방신실은 최종합계 43점으로 이소미(34점)를 넉넉하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5개월 여 만에 우승한 방신실은 “첫 우승을 하고 나서 컨디션이 워낙 좋아서 스스로 기대감을 많이 가졌다. 조급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우승을 생각하지 않고 연습한 대로만 플레이하려고 했다. 챔피언조였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게 도움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대로 나흘 동안 이글 1개와 버디 21개를 잡아냈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남다른 장타력을 앞세워 나흘 내내 ‘공격 골프’의 매력을 뽐냈다.

특히 방신실은 장타 3위에 홀당 버디 1위에 오른 ‘돌격대장’ 황유민(20·롯데)과 맞대결에서 완승해 신인왕 경쟁을 재점화했다. 황유민은 이날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4개를 범해 점수를 한 점도 얻지 못하고 신인왕 유력 후보인 김민별(19·하이트진로)와 공동 4위(31점)에 올랐다.

방신실은 이번 우승으로 신인왕 포인트 2000점을 돌파(2039점)했다. 김민별(2526점) 황유민(2328점)과 격차를 좁혀 남은 대회 성적에 따라 막판 뒤집기를 노려볼 수도 있는 위치에 올랐다.

그러나 방신실은 “신인왕 경쟁자가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다. 시즌 초반 대회를 나오지 못해서 신인상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지난 5월 E1 채리티오픈에서 올 시즌 신인 1호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지 5개월여 만에 가장 먼저 2승 고지를 밟았다. 상금랭킹(6억2256만원)과 대상 포인트(348점)도 10위에 올라 톱10진입을 일궈냈다.

황유민에 1점 뒤진 채 시작한 방신실은 1번홀(파4)에서 3m 버디를 잡아내 1점 차로 역전했다. 2번홀(파5)에서도 2m 버디 퍼트를 넣은 방신실은 4번홀(파3)에서 5m 버디를 잡아내 6점 차로 달아나 독주 채비를 갖췄다. 방신실은 10번홀(파5) 버디에 이어 14번홀(파4) 버디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3승 기회가 찾아온다면 꼭 노려보고 싶다. 남은 대회는 기복 없이 꾸준하게 플레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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