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영암=장강훈기자] 김근태(27·스릭슨)가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김근태는 11일 전남 영암에 있는 골프존카운트 영암45 카일필립스 A·B코스(파72·638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스릭슨(2부)투어 시즌 최종전인 20회대회(총상금 1억2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4개와 보기1개를 바꿔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최종전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스릭슨포인트 52위(8153.04점)에 머물렀던 김근태는 최종전 우승으로 2만6000포인트를 얻어 3만4153.04점으로 6위로 뛰어올랐다. 스릭슨투어는 포인트 상위 10명에게 다음 시즌 코리안투어 시드를 부여한다.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실력을 가다듬은 선수가 1군에 부름을 받는 영예를 누린다는 의미다.

올해는 스릭슨투어 포인트 2위(4만9997.11점)인 장유빈(21·한체대)이 군산CC 오픈 우승으로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터라 11위까지 코리안투어에 진출한다.

2019년 코리안투어 자격 부여 테스트 수석합격으로 2020년 코리안투어에 입성했던 김근태는 4년 만에 다시 정규투어에 도전한다.

김근태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이 입영일이다. 군대 다녀오면 골프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스릭슨투어에서 3년간 고생했다. 골프를 계속할지 갈등했다.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절실한 순간에 행운이 찾아왔다”며 웃었다.

올해 20회 대회를 끝으로 스릭슨투어는 KPGA와 계약이 종료된다. 2020년 구자철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으로 대회 개최가 불투명할 때 던롭스포츠코리아가 손을 내밀었다.

4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해 ‘정상을 향한 용감한 도전’을 슬로건으로 출발한 스릭슨 투어는 4년간 하나의 투어로 자리매김했다.

드라이빙 레인지를 운영하고, 상반기 결산 형태인 10회, 시즌 최종전인 20회 대회는 코리안투어와 마찬가지로 걸어서 플레이하고 캐디를 동반하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2부투어에서 뛰고 있지만, 최대한 1부투어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던롭스포츠코리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가장 도드라진 것은 볼과 클럽 등 용품 지원이었다. 스릭슨 소속 선수가 2020년 103명에서 올해 554명으로 다섯 배 이상 증가했을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클럽이나 볼에 대한 걱정 없이 투어 활동을 하게되면, 그만큼 골프에 집중할 수 있다.

용품 지원 등 전체 비용을 따지면 4년간 60억원 이상 투자했다. 한국 남자프로골프 저변확대의 마중물이 되길 원한 던롭스포츠코리아 홍순성 대표의 강한 의지가 4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20차례 스릭슨투어에서 스릭슨 소속 선수가 10번 우승해 전체 우승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선수 기량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게 우승으로 증명된 셈이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 김병준 대표는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주고, 2부투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준 던롭스포츠코리아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면서 “던롭스포츠코리아가 스릭슨투어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 덕분에 다른 용품사도 2부투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투어 저변확대 측면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릭슨투어 초기에는 스릭슨투어밴만 대회장에 들어왔는데, 다른 용품 업체에서도 투어밴을 투입하는 등 선수 지원을 강화했다. 김 대표는 “지난 4년간 든든한 파트너로 투어 발전에 도움을 준만큼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4년 동행을 끝낸 스릭슨투어가 내년 시즌 다시 돌아올지에 선수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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