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여주=장강훈기자] “잭 니클라우스 어르신의 세심함, 나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53·SK텔레콤)가 통크게 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받은 감동을 후배들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바람에서다.

최경주는 6일 경기도 여주에 있는 페럼클럽(파72·7232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0만원) 2라운드를 앞두고 전복 900미가량 공수해 후배와 캐디에게 제공했다. 클럽 레스토랑에 부탁해 특식으로 나눠 먹었는데, 주먹 만한 전복을 본 선수들은 놀라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표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자신이 호스트로 나서는 이대회가 열릴 때마다 세심하게 후배들을 챙긴다. 타이틀 스폰서인 현대해상은 선수들의 참가비를 대신 내주고, 최경주는 아기자기한 선물을 정성껏 준비해 후배들에게 전한다.

그는 “1999년에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처음 갔다. 당시 PGA투어에서는 최경주를 아무도 몰랐다. 그래도 호스트인 니클라우스는 크게 환대하더라. 세심함이 느껴지는 선물도 감동이었고, 캐디와 트레이너 등 함께 간 식구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준비하는 점 등에 감명 받았다. 상금도 많은 대회였는데, 호스트가 선수 한명 한명을 챙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돌아봤다.

전설이면서도 선수들과 편하게 대화하고,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최경주는 “선수들이 가고 싶은 대회를 만들고 싶었다. 젊은 친구들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을 니클라우스를 통해 어니 엘스나 타이거 우즈를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인비테이셔널 대회는 특별함이 있다”고 강조한 최경주는 “아침에 대회장에 왔더니 온통 전복 얘기더라.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후배들에게는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라며 껄껄 웃었다.

역대급 난코스로 도전 의지를 심어주는 것과 별개로 코스 밖에서는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것 또한 최경주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진심이다. 존중과 존경, 프로다운 기술을 마음껏 뽐내는 대회.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이렇게 코리안투어에 없던 대회로 색깔을 내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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