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여주=장강훈기자] “예상치 못한 샷 때문에 당황했어요.”

겉으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터. 그래도 ‘프로 잡는 아마’ 시절 경험을 최대한 활용했다. 아시안게임 ‘골든 보이즈’에서 프로로 신분을 바꾼 조우영(22·우리금융그룹) 장유빈(21·한체대)이 살 떨리는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들은 5일 경기도 여주에 있는 페럼클럽(파72·7232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5000만원)에서 감격스러운 데뷔전을 치렀다. 조우영은 지난 4월 골프존 오픈, 장유빈은 8월 군산CC 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코리안투어 우승을 맛봤다.

이들은 “데뷔전이어서 크게 떨리지는 않았다. 아시안게임 직후 코리안투어에 출전했지만 체력적인 부담도 크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기대감이라는 이중고를 안고 나선 영향이 없지 않아 보였다.

조우영은 첫홀(1번홀·파4) 보기로 출발해 3번홀(파3) 더블보기, 5번홀(파5) 보기 등으로 네 타를 잃고 출발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샷이 많아 당황했다”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전 코리안투어에서 쌓은 경험을 떠올리며 침착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6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를 바꾼 그는 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후반에 버디 두 개를 더 잡아 이븐파(72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조우영은 “차근차근 풀어가다 보니 평정심을 찾았다. 코스와 대회 분위기 등에 적응했더니 그나마 원하는 플레이를 했다. 4타를 잃고 출발했는데 이븐파로 마쳤으니, 스코어만 보면 만족스러운 하루”라며 웃었다.

장유빈은 조금 더 크게 고전했다. 첫홀을 파로 장식한 장유빈은 2번홀(파4) 보기에 이어 3번홀(파3) 트리플보기로 무너졌다. 5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8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적어 전반에만 다섯 타를 잃었다.

그는 “페이드 구질을 구사하는데, 3번홀에서는 왼쪽을 겨냥해 샷 했더니 본 곳보다 더 왼쪽으로 감기는 드로우 구질이 나왔다. 정말 당황했다”며 “네 번의 파3홀에서 5타를 잃었다. 아이언 샷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후반에는 버디2개와 보기2개를 바꿨으니, 이날 잃은 5타는 결과적으로 파3에서 범한 두 차례 큰 실수 탓이다. 그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안 풀렸다. 티샷을 잘 쳐야 하는데, 페어웨이를 못 지켰다”며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이 또한 내 모습이다. 안된 점을 보완해서 2라운드에서 만회해 주말에도 필드에 서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그는 “샷 자체가 안됐다. 체력 문제는 아니”라면서 “아시안게임 대회 코스는 그린 스피드가 매우 느린 편이었다. 초반에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타수를 만회하지 못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둘 다 “러프가 정말 질겼다. ‘힘이 약한가’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라며 “티샷을 더 신중하게, 페어웨이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정확하게 쳐야 할 것 같다. 후반에는 흐름이 나쁘지 않았으므로, 2라운드는 더 좋은 모습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마추어 때는 잃을 게 없어 무모할 만큼 과감하게 공략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가 되면 성적이 커리어가 되므로 고려할 게 많아진다. 아마추어 대회와는 난도 차가 큰 프로의 매운맛을 프로가 된 첫날 체감한 골든보이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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