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최원권 감독이 이끄는 대구FC는 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11라운드 울산 현대(0-3 패)전 완패를 어느 정도는 수습했다.

대구는 ‘뎁스’가 두터운 팀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날 최 감독이 꺼낸 공격수 케이타, 2004년생 미드필더 박세진의 선발 기용은 의미가 있다. 대구는 올 시즌 새롭게 데려온 바셀루스와 세라토에게 기대했다. 바셀루스는 동계 훈련 때만 해도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헤매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포항전에서 바셀루스를 명단에 제외했다. “부상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뒤 자세한 설명은 아꼈다. 고재현까지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지만 최 감독의 선택은 이근호와 케이타였다.

케이타의 주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다. 하지만 케이타는 고등학교 때까지 윙어를 소화했다. 그리고 지난 7라운드 광주FC전에서 윙어로 교체 투입돼 골 맛을 봤다. 이날도 전반 37분 소중한 동점골을 선사했다. 수비수인 만큼 앞선에서 수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 감독 역시 “능력 있는 선수다. 앞으로도 윙어로 기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또 미드필더 박세진 역시 기회를 받고 있다. 박세진은 올 시즌 9경기에 나섰는데, 선발은 3경기였다. 포항전에서 가장 많은 70분을 소화했다.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구실을 해냈다. 또 사실상 대체제가 없는 에드가의 뒤는 3부리그 출신의 공격수 김영준에게 기회가 부여될 예정이다. 최 감독은 “박세진은 (포항전에서) 좋은 활약 했다. 김영준에게도 기회를 줘야하고 그럴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케이타의 전진 배치와 박세진의 출전은 같은 포지션에 뛰는 바셀루스나 세라토에게 각성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의미한다. 최 감독이 “바셀루스와 세라토는 몸을 더 끌어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대구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한다고 해서 곧바로 적응한다는 보장은 없다. 때문에 최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겠다는 생각이다. 더욱이 에이스 세징야가 빠진 상황에서 쉽지 않은 변화였음에도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대행이 아닌 감독으로서 첫해를 보내고 있는 최 감독은 눈 앞의 결과도 결과지만 더 먼 곳을 내다보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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