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돌아오면 잘해줘야지.”

박힌돌(?)이 이렇게 무섭다. KT 이강철 감독이 라인업에 박아둘 수 있는 선수 중요성을 새삼 느끼는 중이다. 무슨 얘기일까.

KT는 부상병동이다. 주축 선수들이 이탈해 충격파가 더 크다. 마운드는 대체자원으로 버틸 만하지만, 야수쪽은 주축이 빠지면 아무래도 공백이 커보인다. 중견수 배정대는 왼쪽 새끼손가락 골절상으로 개막 이전에 이탈했고, 3루수 황재균은 지난 14일 수원 한화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엄지발가락을 다쳤다.

이 감독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을 땐 몰랐는데, 자기 포지션에서 풀타임 소화하는 선수들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배)정대와 (황)재균이가 돌아오면 따뜻하게 맞아주고, 잘 대해줘야겠다”며 웃었다.

투수 세 명과 야수 두 명이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KT는 이날 경기 전까지 승률 5할에 1승을 더했다. 이 감독은 “웨스 벤자민이 분발했으면 플러스 3~4는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구위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공이 자꾸 가운데로 몰린다”고 푸념했다. 그는 “개막전 때는 잘던졌는데, 이후 힘을 쓰려고해서 그런지 장기인 제구가 실종됐다. 한마디 하고 싶은데, 어느새 한국사람 다 돼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내 앞에 서있어서 뭐라고 할 수도 없다”며 껄껄 웃었다.

아직은 시즌 극초반. 돌아올 선수도 있고, 경기 운영에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매년 시즌 초에 부상자 속출로 속앓이하던 것을 떠올리면, 올해는 사정이 나은 편. 지난 2021년 ‘긍정의 힘이 버팀목이 됐다’며 위기일수록 미소를 잃지 않은 이 감독 특유의 ‘낙천미’가 다시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KT는 걱정할 게 없어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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