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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들이 10일 맨시티전에서 손흥민 결승포 때 함께 모여 기뻐하고 있다. 런던 | 이동현통신원

[런던=스포츠서울 이동현통신원]손흥민의 왼발이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뜛었다.

잉글랜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1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맨시티와 홈 경기에서 후반 3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통렬한 왼발 대각선 슛을 꽂아넣어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시즌 18득점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12골, 챔피언스리그 2골, 리그컵 3골, FA컵 1골이다. 토트넘은 난적 맨시티를 맞아 홈에서 승리하고 적지에 가는 것이 중요했다. 토트넘이 해냈고, 손흥민이 해냈다. 손흥민은 지난 4일 토트넘 새구장 개장 경기인 크리스털 팰리스전 선제골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두 팀은 오는 25일 맨시티 홈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차전을 치러 준결승 진출팀을 가려낸다.

토트넘을 이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는 물론 유럽으로 넓혀도 최강 수준의 팀인 맨시티를 맞아 DESK 라인을 선발 가동했다. 해리 케인이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가 2선에 포진하는 4-2-3-1 포메이션을 구축했다. 해리 윙크스와 무사 시소코가 중원에 자리잡았다. 포백은 왼쪽부터 대니 로즈와 얀 페르통언, 토비 알더르베이럴트, 키어런 트리피어 순이었다. 골키퍼는 부동의 넘버원 위고 요리스의 몫이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발롱도르 후부로도 꼽히는 세르히오 아게로를 비롯해 리야드 마레즈와 라힘 스털링이 스리톱으로 홈팀과 맞섰다. 페르난지뉴와 일카이 귄도간, 다비드 실바가 미드필드를 형성했다.

토트넘은 전반 치명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13분 로즈가 상대 슛을 막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한 것이다. 주심이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이를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우승 주역이었던 골키퍼 요리스의 활약이 빛났다. 아게로의 킥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하며 쳐낸 것이다. 토트넘 입장에선 흐려질 수 있는 초반 분위기를 잡아내면서 승부를 팽팽한 접전으로 끌고 가는 동력이 됐다.

수비에 요리스의 슈퍼세이브가 토트넘을 살렸다면, 공격에선 손흥민의 돌파와 슛이 6만 홈관중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전반 막판 훌륭한 오프더볼 움직임으로 페널티지역 바로 앞 반칙을 이끌어낸 손흥민은 후반 2분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을 연상하게 하는 왼발 대각선 슛으로 맨시티를 위협했다. 손흥민 스스로 탄식할 만큼 골이 될 뻔한 슛이었다. 이어 후반 5분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리며 양발 활용 능력을 선보였다. 토트넘은 후반 13분 케인이 상대 수비수 파비앙 델프에 왼쪽 발목이 꺾이는 큰 부상을 당해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토트넘엔 손흥민이 있었다. 후반 32분 무릎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우려를 자아냈던 손흥민은 언제 그랬냐는 듯 1분 뒤 골을 폭발시켰다. 에릭센이 침투패스를 넣자 뒷공간 침투로 기회를 잡은 손흥민은 볼이 골라인으로 넘어가기 직전 컨트롤에 성공했다. 이어 상대 수비수 두 명 앞에서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손을 통과하는 왼발슛으로 거함 맨시티를 격침시켰다. 주심이 손흥민의 침투 순간 오프사이드 여부, 볼 컨트롤 때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여부를 VAR 센터와 교신한 뒤 손흥민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후 토트넘은 손흥민의 귀중한 골을 지켜내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관중석엔 그의 무릎 세리머니를 걱정하는 듯 한글로 ‘무릎 세리머니 NO’라는 플래카드도 나와 화제가 됐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오후 8시30분 이미 챔피언십(2부) 강등을 확정지은 허더즈필드 타운과 홈 경기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3위 수성에 나선다. 이후엔 맨시티와 원정 2연전을 하게 된다. 18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이어 20일 오후 8시30분엔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하게 된다. 맨시티전을 다 마치면 24일 브라이턴과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를 하는 등 3~4일 간격의 강행군을 펼친다.

케인이 다친 상황에서 손흥민의 비중이 부쩍 높아졌다. 다시 손흥민의 시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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