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 세상 기술이 아냐.”

‘바람의 손자’ 이정후(26)가 샌프란시스코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분명 신인이다. 초반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쓸데없는 걱정이다. 능력이 확실하니 시행착오도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5일(한국시간) “콘택트와 스피드,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가. 이정후가 당신의 지루함을 달래줄 치료제다. 헛스윙이 없다. 샌프란시스코가 오랜만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하나 건졌다”고 전했다.

통산 292홈런을 때린 샌프란시스코 팻 버렐 타격코치는 “이정후의 콘택트를 보면 이 세상 기술이 아니다”며 “처음에는 잘 몰랐다. 지금 보니 모든 부분이 기대 이상이다. 스프링캠프 때 지켜봤다. 시즌에 들어가니 정말 편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가르칠 것이 없다. 코칭이 불필요한 선수다. 그냥 편안하게 하고, 자기 루틴을 지키라고만 한다. 나쁜 공을 쫓지 않는다. 우리 팀에 딱 맞는 선수다. 우리 홈구장에 정말 딱이다”고 강조했다.

밥 멜빈 감독은 “처음 보는 투수들 아닌가. 만나는 투수마다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정도 대응력이 나온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어떤 공에도 콘택트가 된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고 호평을 남겼다.

이정후는 25일 뉴욕 메츠전에 교체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성적을 더해 시즌 타율 0.269, 2홈런 7타점 13득점, OPS 0.699를 기록 중이다.

역시나 돋보이는 쪽은 삼진과 볼넷이다. 나란히 9개씩.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삼진 10개가 안 되는 유일한 선수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딱 4명이다.

비결은 콘택트다. 웬만한 공은 다 맞힌다. 커트가 가능하니 삼진으로 돌아설 일이 별로 없다. 이정후는 “어릴 때부터 항상 콘택트를 생각했다. 모든 타구를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고자 했다. 그 기술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경기 중에 티볼을 치는 것 같다. 올시즌 375개 공을 봤다. 헛스윙이 딱 15개다. 삼진율은 8.7%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다. 고약한 공도 커트할 수 있다. 21일 애리조나전에서는 5연속 파울을 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헛스윙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괴롭히는 전염병이다. 이정후가 치료제로 등장했다. 팬들은 타자가 삼진으로 돌아설 때 허무하다. 이정후는 그럴 일이 없다. 적응에 애를 먹을 것이라 했지만, 그럴 일 없다”고 전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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