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텍사스와 계약 성사단계에 이른 ‘끝판왕’ 오승환이 메디컬체크 등 행정 절차를 밟기 위해 7일(한국시간) 댈러스에 입성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이제 댈러스에 도착했어요. 기분 좋죠.”

‘끝판왕’ 오승환이 ‘추추트레인’ 추신수(36)과 조우한다. 오승환은 7일(한국시간)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이제 막 댈러스에 도착했다. 내일(8일)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계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겨우내 몸관리를 잘했기 때문에 메디컬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더 좋은 조건을 마다하고 친구와 함께 팀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뛸 일만 남았다.

텍사스와 계약을 체결하면 올해 275만 달러(약 29억 7000만원)를 받는다. 내년 옵션은 구단이 갖고 있어 올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팀과 개인 모두 만족할만 한 성과를 내면 450만 달러(약 48억 6000만원)에 재계약을 맺게 된다. 매년 옵션 100만 달러까지 포함해 최대 2년간 975만(약 105억 3000만원)를 받는 조건이다. 1000만 달러를 웃도는 대형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오승환이 텍사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이길 수 있는 팀’이었다. 여기에 동갑내기 친구인 추신수의 존재도 크게 작용했다. 추신수와 오승환 모두 “한국어로 마음껏 떠들며 야구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해외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심리적 안정이 경기력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친구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뛴다는 것 이상 좋은 요소도 없다.

오승환
오승환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불펜이 헐거운 팀이라는 점도 ‘끝판왕’의 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불펜 방어율 4.76으로 30개구단 중 28위에 머문 텍사스는 사실상 마무리 공백 상태다. 지난 2015년 부임한 제프 베니스터 감독은 지난해까지 매년 시즌 중반 마무리를 교체했다. 네프탈리 펠리스를 시작으로 숀 톨리슨(2015년) 샘 다이슨(2016년) 알렉스 클라우디오(2017년) 등이 돌아가며 뒷문을 책임졌지만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특히 클라우디오는 평균 구속이 약 141㎞에 불과한 왼손 사이드암이라 원포인트 릴리프로 더 적합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맷 부시와 키오니 켈라(이상 우완), 제이크 디크먼(좌완) 등 빠른 공을 자랑하는 불펜진도 있지만 마무리 경험이 없어 승부처 때 불안감을 노출한다.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해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 중책을 맡은 오승환은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396세이브를 따낸 베테랑이다. 빅리그에 진출한 첫 해 76경기에서 79.2이닝을 던져 19세이브(6승 3패) 방어율 1.92를 기록했고 지난해 초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20세이브(1승 6패, 방어율 4.10)를 따냈다. 텍사스도 오승환의 풍부한 경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는 “베니스터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모르지만 구단에서는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영입했다. 선발과 타선이 좋기 때문에 뒷문만 안정된다면 지구 우승 그 이상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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