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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한국대표팀 감독(왼쪽)과 할릴호지치 일본대표팀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과 일본, 양국 축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무능으로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반면 일본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변화화 혁신을 연착륙시키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있다.

한국은 추락하는 반면 일본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본은 24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에서 열린 UAE와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6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14분 구보 유야의 선제골과 후반 7분 곤노 야쓰유키의 추가골을 묶어 적지에서 2-0 완승을 챙겼다. 4승1무1패(승점 13)를 기록한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2위를 달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3~4위 그룹과의 간격이다. 3위 호주(승점 10), 4위 UAE(승점 9)와 3~4점 차 여유를 두며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A조 2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 4위 시리아(승점 8)에 턱밑 추격을 당하고 있는 한국보다 아시아 최종예선 통과 확률이 훨씬 높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 해 9~10월만 해도 경질 위기에 몰렸다.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북한에 패하는 등 답답한 축구로 자국 팬들의 공분을 샀던 그는 급기야 지난해 9월1일 UAE와의 최종예선 1차전 홈 경기에서 1-2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일본 언론에선 ‘2차전 태국을 못 이기면 해임’, ‘5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위험하다’는 등 그에게 쉼 없는 경고음을 울렸다.

그러나 이젠 성적은 물론 경기력까지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특히 이름값을 버리고 철저히 소속팀 컨디션과 발전 가능성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짜고 엔트리를 구성한 것이 효과를 봤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축구의 간판’ 혼다 게이스케를 주전에서 제외한 것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혼다가 소속팀 AC밀란에서 밀려 뛰는 시간이 확 줄어들자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전과 지난 24일 UAE전에서 혼다를 연달아 선발 명단에서 빼고 벨기에에서 맹활약 중인 구보를 그 자리에 넣었다. 구보는 결국 UAE전 1골 1도움으로 일본대표팀을 살렸다. 그렇다고 할릴호자치 감독이 혼다를 완전히 내친 것은 아니다. UAE전에도 후반 교체로 집어넣어 그의 자존심을 살려줬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를 16강으로 이끈 명장이다. 일본에 온 뒤 초반 비틀거렸으나 이내 제 궤도에 올라 승승장구하고 있다. “감바 오사카의 전술에서 곤노 활용법의 힌트를 얻었다”고 밝히는 등 J리그 지켜본 뒤 장점이 있으면 꾸준히 수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동아시안컵 우승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8전 전승은 그야말로 신기루였다. 지난해 9월1일 중국과 최종예선 1차전에서 3-2로 이겼으나 내용에서 뒤져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시리아와 2차전 무승부, 이란과의 4차전 패배, 중국과의 6차전 패배 등으로 한국 축구를 나락에 떨어트리고 있다. 유럽과 중국 등 해외리그에서 출전 회수가 뚝 떨어진 선수들을 자신의 축구와 잘 맞는다는 이유로 선발하고 변화 대신 아는 선수만 선발해 스스로 갇히는 등 ‘고집 축구’로 화를 자초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양국 축구는 아시아 최종예선 각 조 3위끼리 오는 10월 펼치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것이란 예상을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대표팀의 실력이 점점 발전하면서 그럴 가능성도 사라지고 있다. 할릴호지치의 변화와 혁신, 슈틸리케의 고집과 무능이 낳은 현실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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