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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8일 신종 감염병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성섭 교수와 신종 감염병 생태역학 전문가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교수,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한규섭 회장

[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신종 감염병 생태·역학 전문가 크리스티안 드로스텐(Christian Drosten) 박사를 초청해 8일 오후2시30분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드로스텐 박사는 지난 2002년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의 원인바이러스를 공동 발견한 신종 감염병의 생태, 역학의 세계적 전문가다. 메르스 연구의 세계적 대가로 알려져있으며 지난해 6월 WHO 표준물질을 서울대병원에 대량으로 제공해 전국 검사실의 메르스 검사 표준화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현재 독일 본대학병원 바이러스 연구소 소장 겸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음은 드로스텐 박사와의 신종 감염병 관련 문답이다.

Q. 현재 메르스 관련 백신이 만들어진 상태인가?

A. 낙타의 바이러스 배출을 최대한으로 낮춰주는 백신이 소개돼있다. 이는 동물 숙주에서의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시킨다. 해당 백신이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낙타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Q. 해당 백신이 사람에 적용되려면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가?

A. 올해 백신이 사람에게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안전한지 여부에 초점을 맞춘 제1임상연구가 이뤄질 것이고 이후 2, 3 임상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또 백신이 바이러스로부터 사람을 제대로 보호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메르스 발생지역에 들어가 연구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추가의 시간이 필요하다.

Q. 메르스 유행 당시 한국의 대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한국의 메르스 관련 대처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발병이 의심되는 많은 사람들을 격리시켰다는 점을 크게 산다. 병원 간 감염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병원 감염이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큰 성과라고 본다.

Q. 추후에도 한국에서 메르스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는가?

A. 다음 메르스 유행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다만 한국의 국제 무역, 여행 등의 해외 교류가 많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메르스를 진단할 수 있는 적절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메르스가 의심되는 모든 케이스에 대한 검사가 이뤄져야 하며 진단 검사를 위한 기반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Q. 8월 브라질 올림픽으로 인해 지카바이러스 집단 감염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가?

A. 개인적으로는 브라질 올림픽 때 지카바이러스가 한국에 유입돼 집단 감염을 일으킬 위험은 낮다고 본다. 매개체인 이집트 모기가 한국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바이러스 운반체에 대한 증거는 현재 미미한 상태로 조금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지카바이러스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수 년 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에 브라질 올림픽이 촉매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 또한 브라질 올림픽은 여름이 지나는 시점이어서 모기가 왕성하게 번식할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브라질에서 몇 달 전부터 모기를 적절히 컨트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Q.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는 주기가 짧아지는 듯하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진단검사의학이 발전한 이유도 있지만 바이러스가 자주 출몰하는 것도 사실이다. 제일 큰 이유는 세계화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는 등 다른 나라와 거래하면서 접촉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비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몰했을 때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에 힘써야한다고 생각한다.

Q.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해 예측할 수 있나?

A. 신종 감염병 예측은 현재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에 이미 들어와 있는 질병을 집중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단 앞으로 나타날 질병을 예측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대책, 과학적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대학기구에서 지속적으로 관련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국가의 재정적 지원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ss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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