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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혈액암 투병 사실을 직접 밝힌 국민 배우 안성기(70)가 병마와 싸우는 가운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안성기는 17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진행된 ‘배창호 감독 특별전’ 일환으로 진행된 영화 ‘깊고 푸른밤’ 시네마톡(GV,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관객을 만났다.

가발을 쓰고 퉁퉁 부은 얼굴은 그대로였지만 15일 열린 동일 행사 개막식 때와 달리 타인의 부축을 받지 않고 스스로 거동했다. 안성기는 오후 3시부터 2시간 여 동안 영화를 모두 관람했다.

이어 오후 5시부터 이어진 GV 행사를 무사히 치렀다. 말투는 느릿느릿했고 문장을 끝까지 말하지 못하는 등 힘겨운 모습이었다. 옛 기억을 더듬다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그러나 때로 포복절도하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끽하기도 했다.

안성기는 ‘깊고 푸른밤’ 출연과 관련 “전 작품들이 심각하거나 생각을 골똘히 하는 역이어서 새롭고 힘있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1985년 개봉한 영화 ‘깊고 푸른 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호빈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결혼한 제인과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안성기가 부와 기회를 꿈꾸는 야망의 사나이 백호빈을, 장미희가 계약을 위반하며 호빈에게 사랑을 호소하는 제인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미국LA 로케이션을 떠났고 한국영화 최초로 동시녹음을 진행했다.

안성기를 ‘안형’이라고 부르는 배창호 감독은 “한국 스태프 12명, 미국 현지 스태프 4명 등 총 16명의 스태프로 촬영한 영화”라며 “안형도 매니저 없이 혼자 촬영을 떠났다.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는 ‘아이섀도우를 바르는 게 낫겠다’며 직접 분장을 하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에 안성기는 “내가 현지에서 운전도 직접했다”고 덧붙였다.

안성기와 배창호 감독은 1970~80년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목이다. 안성기는 배창호 감독의 ‘꼬방동네 사람들’, ‘안녕하세요 하나님’, ‘깊고 푸른 밤’ 등 주요 대표작을 함께 했다.

안성기는 “배감독을 인간적으로 믿었다. 현장콘티도 잘 나오고 영화에 대한 생각이 비슷했다”며 “제작자로서 역량도 중요하기에 배감독이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인 점도 높게 샀다”고 평했다.

배창호 감독은 “안형은 나를 정말 신뢰해서 함께 촬영할 때마다 신났다. 영화 촬영경험이 많다보니 때로 ‘배감독, 지금은 점심먹을 때인데’라며 현장 상황을 챙기기도 했다”며 “너무 열심히 연습해오기 때문에 콘티를 보여주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배감독은 “안형은 내 영화의 빛나는 부분을 함께 했다”며 변함없는 동료애를 보였다.

안성기는 “영화는 나의 모든 것이다. 영화를 떠나 생각하는 건 쉽지 않다”며 “영화를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만큼 영화를 통해 일을 하고 싶다”고 깊은 애정을 전했다.

안성기는 GV를 마친 뒤 스포츠서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건강상태는 괜찮다”고 짧게 말했다. 이날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안성기 선생님이 15일 ‘꼬방동네 사람들’을 관람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오늘은 꼭 영화를 관람하겠다고 하셨다”고 귀띔했다.

한편 안성기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안성기 배우가 현재 혈액암 치료 중”이라며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회복과 치료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5일 안성기와 함께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 김보연은 스포츠서울과 단독 인터뷰에서 “오랜 동료인 안성기 선배의 변한 얼굴에 눈물을 쏟아냈다”며 “진심으로 쾌유를 빈다”고 전하기도 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조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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