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6 8강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이종범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가 포효하고 있다. 2006.03.16.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아버지(이종범)가 2006년 WBC(월드클래식베이스볼)에 출전했을 때 처음 메이저리거 대우를 받았다고 했다. 너무 늦은 나이(36살)에 이런 대우를 받아본 것이 아쉽다고 했다.”

지난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서 6-5 승리를 거둔 후 수훈 선수로 뽑힌 이정후(24·키움)에게 WBC 관련 질문이 나왔다. “내가 2023년 3월 미국에서 열릴 WBC에 선발될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운을 띄운 이정후는 “아버지가 2006년 WBC 출전하셨을 때 처음 메이저리거 대우를 받았다고 했다. 나 역시 구단이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갔을 때 잠시나마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시설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MLB)는 선수에 대한 대우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바로 구단 전용기다. 국토가 넓은 미국의 특성도 한몫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 소속 선수들은 구단용 전용기를 타고 이동한다. 좌석 역시 모두 비지니스석 이상으로 개조해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조절에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MLB 규정에 따르면, 모든 선수들은 반드시 1등석(퍼스트클래스)에 타야한다. 1등석 기내식도 주어진다.

미국 프로야구팀 애너하임 에인절스 홈구장 엔젤스타디움(야구장)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6 한국 대 미국 경기가 열리고 있는 애너하임 야구장.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전용기를 탈 때도 별도의 짐 검사 및 신원확인 없이 탑승한다. 선수단의 짐은 구단 직원들과 호텔 관계자들이 트레일러에 실어 숙소까지 가져다 준다. 호텔로 이동할 때 탑승한 버스는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는다. 선수단 숙박 시설은 지역의 가장 좋은 호텔로 제공한다. 최소 4성급 이상이다.

2009년 WBC에 선수로 참가했던 김광현 역시 “WBC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거 대우를 받게 해준다”고 말했다. WBC가 미국 메이저리그 주관 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경기가 있는 날 선수들에 ‘밀머니‘(Meal Money)라는 한화로 10만원 가량의 돈을 지급한다. 일종의 원정 식대다. 이 밀머니는 WBC 참가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데 8강, 4강, 준결승 등 라운드에 진출할 때마다 액수가 높아진다.

이밖에도 메이저리거는 단 하루라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될 경우 선수노조가 제공하는 평생의료보험 혜택 제공을 받는다. 43일 이상 등록된 선수면 은퇴하는 시점부터 1년에 한화로 약 3600만원을 받는다. 연금 부분은 WBC 참가국 선수들에 해당은 없으나 성공의 상징인 메이저리거의 대우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한국 코치들도 미국에서 열리는 WBC에 서로 가고 싶어 한다는 후문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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