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유관중 KBO리그, 거리는 확실히 지켜서!
2020년 7월 26일 잠실구장 모습.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수도권팀 투수 A는 지난 2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을 감수한 채 마운드에 올랐으나 장점인 제구력이 무너졌고 컨디션 회복에 집중하기 위해 여유시간을 갖기로 했다. 지방팀 베테랑 투수 B도 같은 이유로 현재 엔트리에 없다. 지난달 중순부터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고 결국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수도권팀 외국인투수 C 또한 어깨 통증으로 올시즌 시작이 늦었는데 복귀 후에도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해 다시 엔트리에서 빠졌다.

A, B, C 모두 큰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사 치료 후 하루 이틀 휴식이면 정상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규정 변화로 인해 주사 치료가 쉽지 않은 상태다. KADA는 올해부터 세계도핑방지위원회(WADA) 규정에 따라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만성 염증에 시달리는 선수 대다수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주사 치료에 의존해 시즌을 치러왔는데 올해부터는 이를 장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에서 허용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치료가 KBO리그에서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완전히 문이 닫히지는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은 MLB와 일본프로야구 사례를 살펴보며 KADA로부터 치료목적사용면책(TUE)을 통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사용을 허가받을 계획이다.

선수협 장동철 사무총장은 지난 2일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일반적인 주사 치료법이다. 일반인들도 허리와 어깨 등 관절 부위에 통증이 있을때 통증 완화를 위해 맞는 주사인데 금년부터 갑자기 금지약물에 포함됐다”며 “WADA의 규정을 KADA가 그대로 승인한 결과인데 프로야구처럼 매일 경기를 치르는 종목에는 적합하지 않은 규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장 사무총장은 “MLB의 경우 리그 자체 규정이 있다. WADA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일본프로야구는 우리와 같다. JADA(일본도핑방지위원회)가 WADA 규정을 따른다. 하지만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사용을 TUE를 통해 허가받고 있다. 일본도 완전허용은 아니지만 TUE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KBO가 바라보는 해결책도 TUE에 있다. KBO 정금조 사무차장은 “KADA에서 프로스포츠협회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 지난주 직접 KADA에 방문했다. 사용을 승인해주던지, TUE를 제출하면 면책해달라고 요청했다”며 “KADA 측에서는 프로스포츠협회들의 의견을 종합해 회의에 임하겠다고 하더라. KADA 입장도 있겠으나 한 달 내로 답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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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DA 홈페이지에 공지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치료목적신청 안내. 캡처 | KADA 홈페이지

KADA 관계자는 “야구의 경우, 이전에 사용해왔다는 이유만으로 글루코로르티코이드 주사 치료를 원하는 선수들이 많다. TUE 신청시 증상에 대한 의무기록등 진단이 있으면 사용을 허가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을 허가하기 어렵다”면서 “지금까지 모든 야구선수에게 사용을 금지한 것은 아니다. 야구선수 중 승인을 받지 못한 선수도 있지만 승인을 받은 선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KADA 관계자는 “KBO를 비롯한 프로스포츠협회로부터 의견서를 받았다. 이를 종합해 조만간 KADA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다. 규정 변경 혹은 규정 완화에 대한 보도자료가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와 선수협은 이르면 5월 중순에는 TUE를 통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주사치료가 가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5월 이후에도 주사치료가 승인되지 않으면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이 부쩍 늘어나는 시즌 중반부터는 주축 선수 이탈이 연이어 발생할 확률이 높다. KADA의 결정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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