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T1이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스테이지1 미드 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 ‘도장깨기’를 시전, 예상을 뒤엎고 마스터스 상하이 진출에 성공했다. 알파조 3위로 PO 막차를 탄 T1은 2위 팀 시크릿, 1위 젠지를 차례대로 격파하며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룹스테이지서 2승4패를 거둬 알파조 3위로 간신히 PO에 오른 T1은 1라운드 상대인 알파조 2위 팀 시크릿에 세트스코어 2-0 완승으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 상대는 한국 팀 젠지. T1은 젠지와의 ‘한국 내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상위조 결승 진출과 동시에 마스터스 상하이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후 T1은 상위조 결승에서 한국 최강팀 DRX를 꺾고 올라온 페이퍼 렉스와 대결에서 0-2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전으로 내려갔다.

T1과 함께 젠지도 마스터스 상하이행을 확정지었다. 2024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리빌딩을 단행한 젠지는 올해 첫 대회인 퍼시픽 킥오프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젠지는 기세를 이어 지난 3월 스페인에서 열린 VCT 마스터스1 마드리드 결승에 진출, 북미 대표 센티넬과 풀세트 접전 끝에 2-3 패했다. 한국 팀이 발로란트 국제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젠지가 최초다. 이전까진 DRX가 최종 3위를 거둔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젠지가 한국 ‘발로란트’ 역사를 새로 쓴 셈.

이번 VCT 퍼시픽 스테이지1에서 젠지는 알파조 1위로 PO에 올랐지만 T1에 불의의 일격을 맞아 탈락 위기에 몰렸다. 지난 5일 열린 하위조 준결승에서 젠지는 DRX와 만나 다시 한 번 ‘한국 내전’을 치렀고 ‘패·승·승’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결승진출전으로 향했다.

1세트 ‘바인드’를 내준 젠지는 2세트 ‘선셋’ 초반 7개 라운드를 내주며 불리하게 시작했다. 패색이 짙어가던 젠지는 ‘먼치킨’ 변상범과 ‘메테오’ 김태오가 8라운드에서 DRX 공격을 막아내며 흐름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젠지는 후반전 공격 진영으로 전환되자 맹공을 퍼부었고, 총 9개의 라운드를 따내면서 13대11로 2세트를 가져왔다.

흐름을 반전 시킨 젠지는 대망의 3세트 ‘어센트’에서 완승하며 결승진출전에 올랐다. 이로써 젠지는 지난 마스터스 마드리드에 이어 2회 연속 마스터스 진출 기록을 썼다. 반면 오메가조 ‘5전 전승’으로 PO 2라운드에 직행했던 DRX는 PO에서 연이어 패하며 탈락했다.

한국 팀 T1과 젠지가 마스터스 상하이 진출을 확정지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 팀은 오는 11일 결승 진출을 놓고 또 한 번 ‘한국 내전’을 치른다. 승리한 팀은 12일 열리는 결승전에 올라 페이퍼 렉스와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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