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원성윤 기자] 올시즌 초반 키움은 견고한 편이다. 득점권 타격이 꾸준하고, 불펜도 위기를 잘 막아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전에 앞서 “지난해는 정말 1점 뽑기도 힘들었다. 득점권에 주자를 갖다 놔도 점수가 안 놔왔다”며 “투수가 7회까지 2실점해도 지는 경기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올해와 비교하면 환골탈태다.

시즌 초반이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16경기에서 10승(6패)을 따냈다. 7연승 흐름이 끊겼지만, 금세 정비해 다시 3연승을 달렸다. 팀 홈런 공동 2위(22개) OPS(장타율+출루율) 3위(0.790), 타율 4위(0.279) 등 타격 지표가 좋다.

오윤 타격코치가 선수들에게 강조한 게 있다. 오 코치는 “유리한 카운트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에 돌입 하기까지 머리속에 각인되도록 반복적으로 얘기했다. 투수와 카운트 싸움을 피하지 않되,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말라는 뜻이다.

이 같은 주문은 선수들에게 주효하게 먹혔다. 인플레이 타구 비율(BABIP)이 높을수록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팀 BABIP는 현재 5위(0.318)다. 1위 NC(0.355)와 차이가 있지만, 중심타선을 놓고 보면 다르다. 팀내 1위, 리그 타율 2위 김혜성이 0.389로 평균을 상회한다. 12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있는 이형종도 0.342를 기록하고 있다.

내야 땅볼 대신 공을 띄우는 타격이 먹히고 있다. 이는 장타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외야타구 비율 3위(0.579)로 지난해 7위(0.550)보다 상승했다. 팀 홈런 2위(22개), 장타율 2위(0.447)도 이런 이유로 설명이 가능하다. ‘타선의 기둥’이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로 떠난 뒤여서 변함없는 키움식 타격지표는 더 눈길을 끈다.

13일 고척 롯데전에서 3점 홈런을 쏘아올린 이형종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려고 했던 게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는 팀 전체가 소극적으로 타격했다. 올해 적극적으로 치는 걸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형종 이용규 최주환 등 베테랑이 제몫을 해주면서 팀 신구 밸런스도 잡히고 있다. 홍 감독은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잘 됐을 때 어린 선수들도 더 힘을 받는다”며 “그런 시너지 효과가 조금씩 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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